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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있겠습니까."
한 마디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김 감독의 답변이었다. 김 감독은 "지금 어떻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논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압니다"라면서 "감독의 마음은 어땠을 지를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각에서는 이대형과 사이가 안좋아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걸로 (보호선수 명단을)정하는 건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보호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인 25일 오후 5시 직전까지 일본 미야자키 휴가 마무리캠프에서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와 장고를 거듭했다. 감독의 사견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20인 후보 명단'을 받아 난상토론을 거듭한 결과로 이대형의 제외가 결정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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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 감독은 왜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이대형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을까. 바로 팀이 '리빌딩'의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다. '성적'이 중요한 프로팀에 있어 리빌딩은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작업이다. 기본 원칙은 '철저한 기회 비용의 산출'이다. 누구에게 기회를 줬을 때 더 많은 효율을 오래 얻을 수 있는 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걸 판단하려면 현재의 실적과 미래의 기대가치를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KIA 코칭스태프의 종합적인 판단에서 보면 이대형은 기회비용이 크지 않은 선수였다. 프로 12년 동안 겨우 두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고, 게다가 올해는 시즌 막판, 4강 싸움에서 멀어진 이후에 몰아치기로 3할을 달성한 데다 경이적인 '타고투저 시즌'이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60%에 못 미치는 도루 성공률과 송구 능력, 그리고 낮경기 때의 포구 불안함도 마이너스 요소였다.
결국 KIA 코칭스태프는 이대형보다 많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팀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려면 때로는 뼈아픈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단순히 현재의 능력치만을 고려해선 안된다. 그 결과가 이대형의 '20인 보호선수 제외'였다. 이걸 김 감독의 사견으로 해석하는 건 난센스다. 김 감독이 이대형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칭하는 점에서 그의 본심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