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일본 고치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펼치고 있다. 24일 고치의 시영구장에서 선수들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24/
"여러가지로 보고 있어."
스프링캠프에서는 '트랜스포머'들이 나타난다. 자기의 포지션을 떠나 다른 포지션에서 훈련하는 장면들이 포착되는 경우를 말하다. '변신의 귀재'들이 탄생하는 순간. 예를들어 올해 괌에 마련된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에서는 이승엽이 다시 마운드에 서기도 하고, 투수들이 외야에서 타구를 잡기도 했다. 이런 장면들은 다양한 변용훈련을 통해 집중도와 효율을 동시에 이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그래서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매우 이례적으로 나타나며, 또 시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진짜배기 '트랜스포머'도 나타난다. 기존의 포지션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가능성을 시험하는 인물들. 진지하게 '포지션 변경'을 고민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많진 않지만, 매년 이맘때면 이런 포지션 변경 선수들이 한 두 명씩은 등장했다.
한화 이글스에서는 현재 박노민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포수 포지션에서 외야수로서의 변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그래서 고치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외야수들과 함께 포구 및 송구 훈련을 똑같이 받았다. 물론 포수 훈련 역시 게을리 하지 않았다. 두 가지 포지션에서의 훈련을 전부 소화하면서 어느 포지션에서 나오는 게 더 나을 지를 고민 중이다.
이런 박노민의 변신은 김성근 감독(73)의 뜻에 따른 것이다. 김 감독은 두 가지에 주목했다. 일단은 박노민의 강한 어깨다. 그리고 두 번째는 포수치고는 빠른 발 덕분. 발이 빠르고 외야 송구도 강력한 선수. 포수로만 쓰기에는 아깝다. 가뜩이나 한화의 외야 라인에는 불안감과 미확인 요소가 많다. 김 감독으로서는 일종의 '보험'을 들어둔 셈이다. 때에 따라 포수로도 쓰고, 외야도 나갈 수 있다는 무언의 지시가 담겨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박노민에 대해 여려가지로 보며 생각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박노민은 지난 8일까지 치러진 7번의 고치 스프링캠프 홍백전에서 모두 좌익수나 우익수 등 코너 외야수로 선발 출전했다. 포수 마스크는 경기 막판 교체로 2경기에서만 썼을 뿐이다. 타격은 좋은 편이다. 3할대 타율(21타수7안타, 0.333)을 기록했다. 게다가 홈런도 2개나 날리며 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이라는 플러스 요인이 또 하나 발견된 셈이다.
활용도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박노민에게도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 현재 팀내 포수진 입지에서 썩 좋지 않기 때문. 조인성과 정범모가 포수 1, 2번을 맡게될 전망인데, 최근 지승준의 송구능력이 주목을 받으며 박노민의 입지는 또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포수만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외야 등지에서 새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분명 포수치고 빠른 발과 포수에 걸맞는 강한 어깨가 외야수 연착륙을 가능케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임팩트 있는 타격솜씨까지 보여준다면 분명 박노민은 새로운 자신의 활용가치를 입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박노민은 어떤 변신을 이뤄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