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변진수 민병헌, 각각 다른 세 가지 특명

기사입력 2015-02-24 08:35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두산베어스 선수들이 19일 오후 2차 전훈지인 일본 미야자키 히사미네 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두산 민병헌이 배팅볼을 치고있다.
두산 선수들은 기초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에 초점을 맞춘 1차 캠프에 이어 2차 캠프에서는 오는 3월 3일 까지 소프트뱅크, 라쿠텐등 일본 프로 팀들과 총 6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미야자키(일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2.19/

확실히 단호한 면이 있다. 두산 김태형 신임감독의 머리 속에는 이미 시즌 구상에 대한 윤곽이 명확하게 자리잡혀 있다.

주전들의 보직 결정이 어느 정도 돼 있다. 아직 변수가 남아있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세한 주문을 한다. 그 중 세 선수에게 특별한 지시를 했다.

이재우, 1이닝을 막아라

5선발은 사실상 이현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감독은 "워낙 공을 잘 던지는 선수다. 이미 검증이 끝났다. 투구수가 문제지만, 결국 5선발은 이현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동안 두산의 5선발은 이현승과 이재우의 경쟁구도였다.

이재우는 베테랑 투수다. 전성기 시절 150㎞를 넘나드는 불같은 강속구를 던졌지만, 부상 이후 구속이 조금 줄었다. 지난해 그는 140㎞안팎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선발로 뛸 때 아무래도 체력적 조절이 필요하다. 결국 140㎞대 초반의 구속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일이 많았다.

김 감독은 "농담 조로 이재우에게 '선발은 꿈도 꾸지 마라'고 얘기했다"며 "이재우 개인으로나 팀 입장에서나 이재우가 144~145㎞의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1이닝 정도를 막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우는 필승계투조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변진수, 최대한 힘껏 던져라

약간은 단순할 수 있는 주문.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변진수는 올 시즌도 유망주다. 2012년 31경기에 나서 평균 자책점 1.71, 4승1세이브, 2홀드를 기록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필승계투조로 완벽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2년 간 부진하다.

2012년 그의 최대 장점은 강력한 구위였다. 사이드암 투수인 그는 자연스럽게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휘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지니고 있었다. '겁없는 투구'와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생각이 많았다. 2013년 전지훈련에는 단순한 구종을 커버하기 위해 새로운 구종 추가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는 악영향이 있었다.

김 감독은 "변진수는 생각이 너무 많다.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전의 잘 던졌던 구위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힘껏 던지라고 주문했다. 그렇지 않으면 1군 자리는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병헌, 3할이면 된다

지난해 민병헌은 엄청난 활약을 했다. 124경기에 나서 3할4푼5리, 12홈런, 79타점을 기록했다. 1번 타자였지만,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신개념 1번 타자'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민병헌은 쉴새 없이 노력을 한다. 철저한 훈련의 산물이 달콤한 결과로 이어진 케이스다.

그에게는 담금질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프로선수로서 매우 좋은 마인드다.

하지만 지나치면 독이다. 실전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 점을 우려스러워 했다.

그는 "민병헌은 3할4푼을 치고 있어도 어떨 때는 부진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며 "본인이 배팅훈련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시즌 때 몸이 좋지 않아도 꼭 끝나고 추가훈련을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올 시즌은 길다. 144경기를 치러야 한다. 컨디션 조절은 꼭 필요하다. 때문에 민병헌의 이런 경향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3할만 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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