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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보면, 장원준의 첫 실전피칭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24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1군과의 경기에서 선발등판, 2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했다.
사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의 한계투구수를 50개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내 30개로 변경했다. 올 시즌 장원준은 두산의 2, 3선발 역할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두산 마운드의 핵심이다. 때문에 신중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한계투구수의 재설정은 이런 고려가 포함돼 있다.
중요한 것은 장원준의 컨디션이다. 구체적으로 공의 위력과 제구력을 포함한 실전 경기력이다.
감각은 떨어져 있었지만, 공의 위력은 여전했다. 그의 주무기는 리그 톱 수준의 예리한 각을 자랑하는 슬라이더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1회에 나왔다.
오릭스의 간판타자이자 지난해 올스타에도 뽑힌 3번 이토이에게 2S 이후 던진 132㎞ 슬라이더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그만큼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했다. 하지만 일본 주심은 볼로 판정했다. 약간 빠졌다는 판정이었다.
즉, 기록에 상관없이 장원준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는 의미다.
변수도 있었다. 2회 선두 타자 나카지마의 강습타구에 왼쪽 엉덩이를 맞았다. 잘못 맞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살이 많은 엉덩이에 맞은 뒤 장원준은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그는 "맞고 난 이후에 몸상태를 봤는데, 별다른 충격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력에는 약간의 영향을 줬다.
갑자기 변화구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슬라이더가 소위 밀리기 시작했고, 체인지업의 컨트롤도 들쭉날쭉했다. 장원준은 "슬라이더의 경우 약간 밀리는 느낌이 있었고, 체인지업은 유인구는 원바운드성 볼, 카운트를 잡는 공은 약간씩 빠졌다"고 했다. 결국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기 시작했고, 위기 상황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7번 카라비이요에게 밀어내기 볼넷, 9번 이토우에게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맞은 이유다.
이날 처음으로 실전에서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는 무사 만루 상황에서 장원준에게 "주자 모두 득점해도 되니까 신경쓰지 말고 던져라. 공은 매우 좋다"고 했다.
결국 실전 첫 피칭에서 장원준은 그리 좋은 성적은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컨디션은 예상대로 괜찮았다. 장원준은 "100%로 던졌다. 패스트볼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단지, 변화구의 제구력 자체가 들쭉날쭉했던 부분은 불만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미야자키(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