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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전지훈련을 펼쳤다. 롯데 애리조나 캠프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60명으로 구성되어 2월12일까지 훈련을 한 후 일본 가고시마 캠프로 이동한다. 조정훈이 이종운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프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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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가 선발진에 들어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해보겠다.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부상으로 비운을 맛봤던 투수 조정훈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최근 설레는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조정훈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선수, 구단, 그리고 팬들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게 확실하다. 왜일까.
조정훈이 스프링캠프를 통해 실전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에서 열린 팀 청백전에서 2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실전에서 144㎞의 직구를 던졌고, 주무기 포크볼을 뿌렸다는게 중요했다. 지난달 23일 청백전 1이닝 투구 이후 두 번째 실전이었다.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2번의 팔꿈치 수술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5년 만에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당연히 롯데는 신날 수밖에 없다. 조정훈이 2009년 다승왕을 차지하던 때의 구위, 아니 그것과 비교해 70~80% 모습만 보여줘도 팀 선발 로테이션이 굉장히 탄탄해질 수 있기 때문. 롯데 프런트는 팀 공식 SNS에 조정훈의 불펜 피칭 영상을 소개하며 들뜬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팀을 이끄는 수장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가고시마 캠프에서 팀을 쥐휘 중인 이종운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조)정훈이가 100% 컨디션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조정훈이 선발진에 합류하면 남부럽지 않은 4선발 체제가 갖춰진다. 여기에 선발 전환을 고민하던 김승회를 마음 편히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 이 감독이 말한 투수진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감독은 계속해서 조정훈 카드를 놓고 자신과의 '밀당'을 하고 있다. 어지러운 팀을 떠맡은 초보 감독으로서, 자신만 생각한다면 선수 건강은 생각지 않고 무작정 쓰면 된다. 다승왕 경험도 있는 '급'이 다른 투수다. 전력 상승에 분명 도움이 된다. 선수가 열의에 넘치기에 자신만 마음을 먹으면 끝이다. 조정훈은 너무 오래 쉬었다. 이제 그도 30세다. 돈을 벌어야 하는 프로 선수 입장에서 당연히 선수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시즌 실전이 아닌 연습투구에서는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고 무리가 따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욕심을 낼 수 있다.
이 감독은 이를 걱정하고 있다. 지금 아프지 않다고 하지만 4시즌을 쉰 투수다. 이제 막 실전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진행한다면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얼마 가지 않아 아팠던 팔에 다시 탈이 날 수 있다. 이 감독은 "정말 욕심이 난다. 하지만 선수 생명을 생각하면 내가 절대 조급해서는 안된다. 오래 쉰 투수다. 지금 구속, 통증 유무 여부와 상관없이 천천히 몸을 완전히 만들고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 감독은 조정훈에게 직접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가능한 자주 팔꿈치 상태를 점검하며 훈련 스케줄을 조정해주고 있다. 2번의 팔꿈치 수술을 했다. 수술 경과가 좋았다고 해도, 정상 인대와 비교해 당연히 약할 수밖에 없다. 공을 강하게, 많이 던져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다시 한 번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할 수 있는 것은 불펜, 연습경기에서 던지는 것과 실전에서 던지는 것은 팔에 걸리는 부하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결국, 조정훈 스스로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내야 한다. 멀리, 길게 내다봐야 한다. 또, 주변도 도와야 한다. 조정훈에 관한 소식은 최근 롯데와 관련한 가장 큰 이슈다. 그만큼 팬들의 기다림이 길었고 기대도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만을 표출하면 이는 결국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큰 부담이 된다. 마음을 조급하게 할 수 있다. 올바르게 세워졌던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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