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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8일 훈련장인 가모이케 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경기에 앞서 이종운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가고시마(일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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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공격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이 반전 시나리오를 준비중이다. 딱 하나의 타순 변화로 팀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볼 생각을 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치르며 시즌 개막에 대비하고 있는 이 감독은 2번 황재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 8일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황재균을 2번 타순에 배치했다. 무슨 의도일까.
이 감독은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굳이 타순을 짤 때 힘 배분을 할게 아니라 초반부터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는 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당초 이 감독은 리드오프 아두치를 시작으로 작전수행능력이 좋고 컨택트 능력도 뛰어난 정 훈을 2번에 배치하려 했다. 그리고 손아섭-최준석-박종윤-황재균-강민호-문규현-좌익수 순으로 타순을 짜려했다.
여기서 생각한 변화가 황재균의 2번 투입이다. 3할에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황재균을 전진배치하며 찬스를 만들고 상대 마운드를 숨쉴 수 없게 하는 작전이다. 8일 SK전에서 효과를 봤다. 1회 선두 아두치가 삼진을 당했지만 황재균이 볼넷을 얻어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최준석의 2루타가 터졌는데 아쉽게 득점에는 실패했다. 6회에도 아두치의 삼진으로 2사가 됐지만 황재균이 2루타로 출루했고, 이어 등장한 손아섭의 2루타 때 황재균이 홈을 밟았다. 손아섭-최준석-박종윤 중심타선의 해결능력을 믿는다고 하면 이 작전은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두치나 황재균 중 한 사람만 출루해도 득점을 짜낼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아두치와 황재균 모두 도루가 가능한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딱 보자. 롯데 타순이 아두치-황재균-손아섭-최준석-박종윤-강민호 순으로 등장한다. 상대 투수는 누구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공포의 타선이 된다. 처음부터 확실히 기선제압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위 타순은 '버리는 타순'이 절대 아니다. 문규현의 컨택트 능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정 훈이 9번 타순에서 상위 타순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면 된다. 각 선수들의 능력, 특성에 딱 알맞는 타순 배치가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우리 팀 컬러를 봤을 때 시도 때도 없이 작전을 걸고 할 일은 없을 듯 하다. 선수들이 시원하게 때리고 달리는 야구를 팬들게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화끈한 공격야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도다. 단 이 감독 만의 야구 철학이 있다. 이 감독은 "공격야구로 4-0으로 앞서는 5회다.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전 타석 홈런을 때린 선수가 있다. 이 때는 이 선수가 번트를 대줘야 최상의 시나리오다. 번트를 댄다고 공격야구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이 번트로 6-0으로 앞서나가 확실히 상대의 숨통을 끊는 것이 공격야구"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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