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강정호' 김하성, 과욕을 버려라

기사입력 2015-03-12 12:50


넥센 김하성이 27일 일본 오키나와 긴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난 강정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올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3할5푼4리-40홈런-117타점을 기록한 강정호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종범과 함께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강정호다.

현재 히어로즈 1군에는 김하성(20)과 윤석민(29) 김지수(29) 등 세명의 유격수 자원이 있다. 고졸 2년차 김하성이 주전이 유력하고, 장타력을 갖춘 윤석민이 김하성과 함께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셋 중에서 수비능력이 가장 좋은 김지수도 상황에 따라 출전이 가능하다. 김하성은 장타력에 수비능력, 기동력까지 갖췄다는 평가고, 지난해 주로 백업 3루수를 맡았던 윤석민은 파워가 좋다.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만난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사실 강정호의 빈자리를 유격수 포지션 선수 1명으로 메우기는 어렵다. 여러명이 강정호가 해온 역할을 채워줘야 한다"고 했다.

현재 가장 핫한 유격수 김하성을 염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염 감독은 프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부터 김하성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출전 기회를 줬다.

염 감독은 "너무 강정호만 바라보면서 홈런을 치려고 한다.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는데, 전체적으로 스윙이 너무 크다. 저런식으로 간다면 올시즌 타율 2할1푼밖에 못 칠 것이다"며 웃었다.

김하성은 지난 겨울에 체중을 5~6kg 정도 불렸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이 늘었다. 장타력을 의식한 결정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홈런을 의식해서인지 스윙이 커졌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물론, 염 감독도 김하성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강정호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성장에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정호가 금방 만들어진 게 아니다. 몇 년 간 꾸준히 몸을 만들어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김하성도 차근차근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갔으면 좋겠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강정호는 프로 초기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주전으로 도약해 최고의 유격수로 우뚝 섰다. 염 감독은 '미래의 강정호' 김하성의 열정을 인정하면서도, 조금 차분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듯 하다. 어찌보면 그게 감독의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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