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선발제외 민병헌, 잠수함 아킬레스건 왜?

기사입력 2015-04-23 05:59


"가끔 옆구리 투수가 나오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민병헌의 농담섞인 말이다. 그는 잠수함 투수에 약하다. 기록에서 나타난다. 2013년부터 그의 통산 타율은 3할3푼5리다. 경찰청 제대 이후 타격에 눈을 뜬 민병헌이다.

하지만 잠수함 투수에게는 맥을 추지 못했다. 2013년부터 언더투수에게 2할2푼5리다.

실제로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리드오프 자리에 정수빈이 대신 들어갔다. 합리적인 결정이다. 왜 민병헌은 잠수함에 약할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타격폼과 상극

민병헌 스스로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그는 "내 스윙궤도와 옆구리 투수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타격 순간 '잘 맞았다'고 생각되는 타구가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민병헌의 타격 자세는 약간 독특하다. 강한 하체를 중심으로 스탠스를 넓게 벌린다. 약간 웅크린 자세에서 순간적으로 스윙을 한다. 매우 빠른 스윙 스피드를 동반한다. 자연스럽게 스윙 궤도는 약간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약간의 어퍼 스윙의 궤적이 그려진다.

잠수함 투수는 밑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형성된다. 즉, 밑에서 위로 떠오르는 공이 중심이다. 민병헌의 약간의 어퍼 스윙과 잠수함 투수의 공의 궤적이 만나는 지점이 좁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말 제대로 맞지 않으면, 좋은 타구가 나올 확률이 줄어든다. 심리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친다. 불안함은 망설임으로 연결되고,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맞대결이 많지 않은 잠수함 투수들이기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도 있다. 이런 부분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면서 민병헌의 약점은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극복할까

민병헌은 매우 훌륭한 타자다. 1번 타자로서 좋은 스윙과 빠른 주력,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갖추고 있다. 쉴 새없이 노력하는 선수다. 민병헌은 "경찰청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다르다. 항상 부족한 점에 대해 고민하고 보완하려 한다. 이 부분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 때문에 쉴 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 민병헌은 일상생활에서 공이나 배트를 놓지 않는다. 신혼여행지에서도 운동을 쉬지 않았던 선수다.

때문에 그는 잠수함 투수에 대한 약점에 대한 극복을 위해 많은 고민과 분석을 한다.

그는 "일단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크다. 스윙궤도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계속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타격 위치를 약간 수정하기도 한다. 타석에 바짝 붙으면 기술적으로 좀 더 효과적인 공략이 가능하다. 휘는 각도 자체를 좀 더 분명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쪽 공의 대처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밑이나 옆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형성되는 잠수함 투수의 특성상 효율적인 몸쪽 승부가 이뤄지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민병헌은 "사이드암 투수를 대처하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경험과 적응이 필요하지만, 워낙 좋은 스윙을 가진 타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약점이다. 목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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