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성우 트레이드 일찍부터 준비해왔다

기사입력 2015-05-03 06:47


10일 부산사직구장에서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롯데가 한화에 연장 승부 끝에 11회 10대9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11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날린 장성우가 환호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10

갑작스럽게 이뤄진 트레이드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일찌감치 장성우에 대한 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초대형 트레이드가 야구판을 뜨겁게 달궜다. 양팀은 2일 프로야구 경기 종료 후 5대4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롯데가 전도유망한 포수 장성우를 포함해 불펜투수 최대성, 야수 유망주 하준호, 이창진, 윤여운을 kt로 보냈다. kt는 반대급부로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불펜 필승조 이성민을 포함해 포수 안중열, 투수 조현우롤 내줬다.

장성우의 새 야구 인생이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대형 포수 유망주로 기대를 받아온 선수. 하지만 롯데에는 국가대표 포수 선배 강민호의 벽이 너무 높았다. 항상 "강민호만 없으면 주전일텐데"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아야 했던 장성우. 내색은 하지 못했지만 그 스트레스는 굳이 직접 듣지 않아도 엄청났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는 2013 시즌 종료 후, 장성우가 돌아올 수 있도록 일찌감치 군대에 보냈다. 만약, 강민호를 잡지 못한다면 장성우를 주전으로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민호를 잡았다. 그렇게 장성우의 의지가 다시 한 번 꺾이는 순간이었다.

사실 그 이후 장성우에 대한 트레이드 물밑 논의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롯데가 가만히 있어도, 장성우를 데려가고 싶은 다른 팀들이 계속해서 이런저런 카드를 던지며 구애를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귀중한 포수 자원으로 가치가 높아 롯데는 웬만한 카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예를 들어 포수 자원이 필요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와 조율을 했던 것은 야구판에 익히 알려진 얘기인데, 삼성이 이 카드 저 카드를 꺼내들어도 롯데는 "김상수 아니면 얘기 말자"라고 툭 던지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상황이 달라졌다. 이종운 신임 감독이 부임했다. 이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장성우라는 카드로 팀을 더욱 강하게 꾸릴 수 있다면, 수년째 트레이드 카드로만 남겨두던 선수를 애써 묶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장성우 선수 개인에게도 만약 새 팀으로 간다면 좋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민호의 존재감이 너무 컸다. 감독을 떠나 야구 선배로, 선수 개인 미래도 생각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A팀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였다. 한 불펜 투수를 두고 이런저런 카드가 맞춰졌지만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롯데의 트레이드 의지를 각 구단들이 느꼈다. 사실상 '트레이드 불가' 방침이던 롯데가 카드만 맞으면 장성우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런 가운데 롯데의 불펜이 부진했고, 투수력 보강이 급한 롯데에 kt가 박세웅 카드를 내밀었다.

재밌는 건, 유망주 투수가 많던 kt에도 홍성무, 주 권, 심재민 등 젊은 투수들을 달라는 얘기는 많았지만 정작 박세웅을 달라는 구단은 없었다고. '설마 kt가 박세웅을 내놓겠느냐'라고 지레 짐작을 한 것이다.

이렇게 두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수년째 이어져오던 장성우 트레이드에 대한 무수했던 소문들은 kt와의 인연으로 통해 정리가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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