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이 모습을 지나가던 많은 동료들이 주의깊게 바라봤다. 선발 배영수는 불펜쪽에 한동안 앉아서 윤규진의 불펜 투구를 바라봤고, 외야에서 러닝을 마친 권 혁은 불펜을 지나치며 "제발 빨리 좀 돌아와라"며 의미심장한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한화 선수들이 오매불망 윤규진의 복귀를 기다리는 건 확실하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이런 전략이 꽤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그 핵심은 바로 '정권 듀오'로 불리는 박정진-권 혁의 필승 불펜이 활약했기 때문. 이들은 팀이 앞서는 상황에서 어김없이 나왔다. 김 감독이 구위와 체력을 철저히 계산해 운용하고 있지만, 누적 경기와 이닝이 늘어날수록 피로가 쌓이는 걸 100% 피할 수는 없다. 피로가 쌓이면 구위도 떨어지게 마련이고, 원치 않는 결과도 나타난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의 역전 끝내기 패배가 좋은 본보기다.
그래서 반드시 윤규진의 복귀가 절실하다. 사실 윤규진은 원래 김 감독이 정해 둔 팀의 필승 마무리 투수다. 말하자면 지금 권 혁이 하고 있는 역할은 원래 윤규진의 몫이었다. 윤규진은 시즌 초반 5경기에서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감독의 구상에 정확히 부합하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다 어깨 통증이 생기는 바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박정진-권 혁'의 필승조는 이렇게 윤규진이 이탈하며 등장한 조합이다. 윤규진이 돌아오면 '정권 듀오'의 운영방식은 당연히 달라질 것이고, 과부하 현상도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 이기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윤규진의 복귀는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윤규진은 "지금 (어깨)상태는 매우 좋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복귀하고 싶지만, 꾹 참고 신중하게 더 좋은 상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5월 중순 복귀도 가능할 전망이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