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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들릴까봐 걱정입니다."
(한숨을 내쉬며) 타자들이 밸런스가 무너지면, 선구안이 떨어진다. 그러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타석에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왜 참지 못하고 허무하게 방망이를 돌리냐고 하는데, 그 참지 못하는게 야구 실력 차이다.
-슬럼프의 원인을 스스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슬럼프? 이건 확실히 말하고 싶다. 슬럼프는 정말 잘하는 선수가 잠시동안 부진에 빠진 걸 슬럼프라고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슬럼프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 개막 후부터 쭉 안좋다. 이게 내 실력이다. 주변에서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좋아지겠지', '당연히 3할을 치겠지'라고 말씀해주시는게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지금 상황을 이겨낼 비책이 있나.
나는 늘 똑같다. 잘 칠 때의 비디오도 많이 보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변한 것 없이 평소처럼 한다고 하는데 잘 안되니 조금 힘들 뿐이다.(웃음)
손아섭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은?
솔직히 올시즌 인터뷰 등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핑계일 뿐이다. 변명같이 들릴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지금의 성적과 경기력이 내 실력이라고 스스로 인정한다. 변명하지 않겠다. 다만, 실망하기보다는 더 열심히 운동하고 준비할 것을 약속 드린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내가 뛰어야 하는 수많은 경기들이 남아있다. 시즌이 끝나고 한 시즌 내 야구에 대한 평가를 받아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