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보트의 복귀, 비정상 한화 선발로테이션 해법될까

기사입력 2015-05-15 08:57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의 선발로테이션은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한화 김성근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5.13/
수치상으로 확인된다. 13일까지 34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6명의 투수가 선발로 나왔는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불과 6번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경기당 선발진의 평균 소화이닝도 약 4⅓이닝 밖에 안된다.

5이닝을 버티지 못해 사실상 선발의 의미가 별로 없다. 말 그대로 '첫 번째 나오는 투수'나 마찬가지다. 급기야 12일 대구 삼성전에 나왔던 안영명이 2이닝 만에 조기강판된 후 14일 경기에 또 선발로 나오는 보기드문 일까지 벌어졌다. 김 감독은 1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우리팀 선발 로테이션은 내가 보기에도 미스테리하다"며 자조적인 표현을 했다. 사실 선발을 불규칙하게 쓰거나 빨리 강판시키길 원하는 감독은 없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팀의 사정 때문에 변칙적인 방법을 선택할 뿐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애초부터 투수진의 몸상태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영수와 유먼, 송은범 등이 처음부터 고정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했다. 게다가 선발 후보였던 이태양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KIA로 트레이드 된 유창식도 제대로 선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불펜이었던 안영명이 선발에서 자리를 확실히 잡아주면서 더 심각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탈보트가 구위 난조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또 어려운 상황이 생겼다. 안영명의 '이틀만의 선발 재등장'은 어떤 면에서는 탈보트의 이탈에서 비롯된 촌극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무사 1루서 두산 민병헌 타석 때 한화 탈보트가 보크 판정에 글러브를 던지며 항의, 퇴장 당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0.
이러한 난조를 한화 김성근 감독은 특유의 '벌떼 불펜가동'으로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이건 장기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면 필연적으로 구위가 저하되고, 불펜진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그래서 김 감독 역시 다양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렇게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다가는 시즌 중후반에 지쳐떨어질 수 있다는 걸 감지하고 있기 때문.

우선은 탈보트가 1군에 복귀해야 한다. 김 감독은 "탈보트는 1군 제외 후 열흘이 지나는 시점인 21일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탈보트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 때 보크 판정에 격분해 글러브를 내팽개쳤다가 퇴장당한 뒤 11일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최근 급격히 떨어지는 구위를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구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일단 탈보트가 돌아오기 전까지 1주일간은 4명의 선발요원(유먼, 배영수, 안영명, 송은범)으로 꾸려야 한다. 다행히 월요일이 포함돼 있어 크게 무리한 일정은 아니다. 문제는 탈보트가 합류한 뒤에 과연 선발진이 얼마나 안정화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탈보트의 구위가 시즌 초반처럼 향상되지 못한다면 복귀한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조기에 강판된다면 여전히 힘겨운 '벌떼 불펜 운용'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복귀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 탈보트가 과연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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