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치명적인 어깨수술 최상의 시나리오인가

기사입력 2015-05-20 10:49


LA 다저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활에만 최소 1년이 걸리고 돌아온다고 해도 구위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수술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LA 다저스 류현진이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20일(한국시각) '류현진이 왼쪽 어깨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한 소식통이 이를 확인했다'며 '최근 MRI 검사 상 류현진의 어깨에는 관절순 파열을 비롯한 구조적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술은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밝혀내 깨끗하게 청소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는 다저스 구단은 조만간 류현진의 재활 과정을 브리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이날 AP와의 인터뷰에서 "팀 닥터들과 수술을 포함한 가능한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던대로 빠르게 회복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며 수술 가능성을 열어뒀음을 인정했다.

물론 수술을 받을 경우 올시즌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류현진이 어떤 종류의 수술을 받는가이다. 류현진의 어깨 통증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 방법을 쓰게 될 지를 찾으려면 해당 부위를 들여다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수술의 1차 목적이다. 다저스 구단이 류현진의 수술을 적극 고려하는 배경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깨 수술은 팔꿈치 수술보다 위험도가 높고, 훨씬 긴 재활 기간을 필요로 한다. LA 타임스도 이날 류현진의 수술 소식을 전하면서 '어깨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수 없지만, 또한 다저스와 류현진 모두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기 전까지는 어깨 수술을 결코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어깨 수술이 팔꿈치 수술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류현진은 수술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어깨 수술은 투수에게 치명적이다. 구속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재활 성공률도 낮은 편이다.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다.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팀의 트레이너로 오래 일했던 조대현 NC 다이노스 트레이닝코치는 "수술은 안했으면 좋겠다"면서 "수술에는 클리닉 개념과 봉합 개념이 있는데, 어떤 수술을 하더라도 최소 1년은 걸린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구체적인 부상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깨에 칼을 댄다는 자체가 무모할 수 있다. 물론 다저스가 원인 규명을 위해 수술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간적으로 좀더 여유를 갖고 재활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조 코치의 의견이다.

조 코치는 "바지를 오래입으면 실밥이 너덜너덜해지는데 그것을 매끈하게 하는게 클리닉 개념이다. 관절경으로 하기 때문에 칼을 대지는 않는다. 그러나 칼을 대서 연골이나 근육을 벌리는 것은 (재활이)오래 갈 수 있다. 봉합 수술의 개념인데 투수는 치료를 다 받는다고 해도 캐치볼, 롱토스,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실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조 코치에 따르면 류현진은 한화 시절에도 왼쪽 어깨 관절 앞쪽이 약간 짧았다고 한다. 즉 관절 불완전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조 코치는 "클리닉이나 봉합 다 전신마치를 해서 수술을 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이 안나온 상태에서 하는 것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 재활을 급하지 않게 최소 3~6개월 정도 더 하고 그때가서 100%가 도저히 안된다고 판단될 때 수술을 해도 늦지 않다. 재활피칭을 한 지 한 달 정도 밖에 안된 것으로 아는데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조 코치는 "팔꿈치는 구조적으로 복잡하지 않아 클리닉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고, 구조적 이상이 있어도 케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어깨는 정확한 진단이 안나온 상태에서 수술을 한다면 분명 물음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류현진이 수술을 받는다면 1년 정도는 재활에 매달려야 하는데, 재활이 잘 이뤄진다 해도 이전의 구위를 보장할 수는 없다. 특히 공의 스피드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 조 코치는 이에 대해 "어깨에 구멍을 내면 신경적인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고, 관절의 가동범위가 수술 이전보다 작아질 수 있으며,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심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일치가 안돼 구속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으로선 부상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게 급선무지만, 가장 안전한 치료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여진다. 수술을 피할 수 없다면 위험도를 최소화하고 완벽한 회복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부위가 어깨라는 점은 분명 치명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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