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로 마흔, 하지만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맏형' 이호준(39)의 회춘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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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성적을 144경기로 환산해보자. 단순 계산으로는 40홈런, 178타점을 올리는 페이스다. 이호준의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3년의 36개, 최다 타점은 2004년의 112개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은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144개, 이호준은 그 다음해 타점왕을 차지했다. 데뷔 후 유일하게 그가 품에 안은 타격 부문 타이틀이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를 묻자, 박 코치는 "그땐 젊을 때였다. 2003년에는 좌측으로 당겨치는 홈런이 많았다. 하지만 SK 시절 막판부터는 우측으로 홈런 타구가 점점 많아지더라. 올해는 우측은 물론, 좌측으로 넘어가는 타구도 다시 늘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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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때 직접 상대의 집요한 몸쪽 승부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던 그였다. 김 감독은 "호준아, 너무 밀어치려고만 한다. 몸쪽 공을 포기하지 마라"고 했고, 이호준은 그의 조언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나이가 들면, 몸이 안 따라줘서 문제가 된다. 머릿속에 든 것은 많은데 체력적으로 몸이 따라오질 못한다. 하지만 호준이는 좋은 몸을 갖고 있다. 타자로서 치는데 있어 좋은 자질과 좋은 체력이 있다"며 이호준이 회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사실 캠프 때는 걱정을 많이 했다. 열심히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20일 정도 쉬었다. 한국으로 돌려보내려는데 아예 움직일 수가 없어서 계속 미국에 있었다. 그런데 시범경기부터 시작해서 더 잘 하더라"며 웃었다.
이호준의 놀라운 타점 페이스보다 더 기분 좋은 건 '내용이 있는 타점'이 나와서 였다. 김 감독은 5월 월간 최다승(20승) 타이기록의 비결로 고참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을 꼽았다. 이호준에 대한 신뢰는 그 중심에 있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