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불가 송은범의 부진, 해법은 '박경완 지우기?'

기사입력 2015-06-02 12:33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봤다. 폼 교정도 시도했고, 면담도 했다. 혹여나 싶어 호흡을 맞추는 포수도 세 번이나 바꿨다. 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하다.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송은범은 여전히 요지부동,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송은범이 롯데 4회말 2사후 황재균에게 솔포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31/
최근 한화에는 큰 고민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부상'이다. 김경언이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후에나 컴백할 수 있다. 김태균의 허벅지와 이용규의 종아리도 좋지 않다. 외국인 선수 제이크 폭스 또한 허벅지 앞근육 부상으로 재활에 한 달이 걸린다. 전력이 뚝 떨어졌다.

두 번째가 바로 선발 송은범의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이다. 미스터리한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 팀내 선발 중 구위면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가장 빨리 무너지는 선발이다. 5이닝 이상 투구가 단 2회 뿐. 팀내 선발 중 가장 적은 수치다. 덕분에 패배도 가장 많이 당했다. 선발 5인방 중 1위(5패)다.

이미 과거 SK 와이번스에서 송은범을 겪어본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성적이다. 구위가 떨어졌거나 투구폼에 이상이 있다면 수정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도 아니기 때문. 그냥 마운드 위에서 허무하게 무너지곤 한다. 김 감독은 이런 문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무려 3명의 포수를 번갈아가며 송은범의 '짝꿍'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시즌 초반에는 조인성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정범모가 계속 송은범과 호흡을 맞췄다. 송은범은 정범모와 총 7경기(선발 2호)에 호흡을 맞췄는데 평균자책점 3.60(10이닝 4자책)에 1승2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게 가장 좋은 기록이다.

조인성과는 5월5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배터리를 이뤘다. 이후 26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까지 5경기에 짝을 이뤘다. 선발은 4번이었는데, 평균 4이닝을 못 채웠다.(4경기-14⅓이닝) 마지막으로는 허도환과도 배터리를 맞춰봤다.

김 감독은 지난 5월30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대타 이성열의 역전 3점포로 이긴 뒤에도 이례적으로 "최고 수훈선수는 허도환"이라며 볼배합과 블로킹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31일 송은범 선발 경기에 일부러 허도환을 선발 투입했다. 부진의 늪에서 헤매는 송은범이 새로운 포수와 만나면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일까하는 기대감의 발로다. 그러나 이날 역시 실망스러웠다. 송은범은 4이닝 동안 4실점하고 또 패전투수가 됐다.

결국 문제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송은범의 내부적인 부분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한편에서는 독특한 시각으로 원인을 분석하기도 한다. 송은범이 스스로 흔들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SK 시절 자신을 잘 리드해 준 '포수 박경완'의 스타일을 잊지 못해서라는 분석. SK 시절부터 송은범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해 온 A코치의 의견이다.


그는 "SK 시절에는 그냥 포수가 달라는대로 던지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살짝 빠지는 공은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고, 원바운드 볼은 막아줬다. 뛰는 주자는 잡아버렸다. 송은범의 입장에서 박경완은 최고의 포수였을 것이다. 실제로도 KBO리그 레전드급 포수 아닌가. 그때의 편안함과 안도감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나 싶다"고 분석하고 있다.

꽤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워낙에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포수에 길들여지다보니 그에 못 미치는 포수들이 앞에서면 불안감에 빠질 수 있다. 송은범이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한 시점인 2012년은 박경완이 1군 무대에서 멀어진 때다. 게다가 2013년 KIA로 이적한 뒤 송은범은 완전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운동을 게을리 한 것도 아니다. 2014년과 2015년 스프링캠프 때의 송은범은 훈련에 앞장서는 선수였다. 그런면에서 보면 송은범의 부진 탈출 시작은 '박경완 지우기'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듯 하다. A코치는 "자기 스스로를 믿고, 동료를 믿어야 좋은 구위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송은범의 부활을 응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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