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그리고 '4번 타자'. 한화 이글스에서 한 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핵심 요소들이다. 이제 그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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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들이 겹치며 한화는 지난 2개월간 '에이스'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탈보트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어쩔수없이 불펜을 총동원한 '버티기 야구'가 펼쳐졌다. 그러나 탈보트는 2군에서 투구폼을 수정한 뒤부터 다시금 '에이스'로 돌아왔다. 지난 5월2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5⅓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뚜렷하게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28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때 자신의 시즌 최다이닝(6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역투하더니 바로 다음 등판인 3일 넥센전에서는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무려 7이닝을 버텼다. 그러면서 2실점으로 막았다. 진정한 에이스의 귀환이라고 볼 수 있다. 탈보트의 선발 3연승 기세는 분명 한화 여름야구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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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4번타자
한 팀의 '4번타자'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공격의 중심으로서 상대 투수진을 위협하는 역할을 한다. 그 자체로 팀의 얼굴이기도 하다. 한화의 4번타자는 오랫동안 김태균의 몫이었다. 김태균은 정교한 타격폼과 넘치는 파워로 자신에게 주어진 4번타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특히 올시즌부터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김태균에게 '3할-30홈런-100타점'을 주문하며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였다.
김태균도 이런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시즌 초반부터 장타력을 선보였다. 홈런 페이스가 전에비해 상당히 빨랐다. 그런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통증이 생기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3할-30홈런-100타점' 페이스에 문제가 생겼다.
급기야 지난 5월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로 김태균을 '4번' 자리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후배 최진행이 대신 그 자리를 맡았고, 김태균은 덕아웃을 지켰다. 간혹 대타로 나와 호쾌한 타격을 보여줬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분명 허벅지 상태만 호전된다면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한달 가까이 고생을 했다. 김태균도 그 시간을 힘겨워했다. 동료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 출전을 자청하기도 했지만 김 감독이 말렸다. 부상 악화를 우려해서다. 그렇게 참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 참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김태균은 지난 5월30일 울산 롯데전부터 출전을 재개했다. 아직은 지명타자로만 나서지만, 어쨌든 4번으로 부활했다. 그리고 그 힘을 목동 넥센전에서 입증했다. 7회에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치며 모처럼 '4번타자'다운 역할을 해냈다. 김태균이 살아나면서 한화 공격은 한층 더 폭발력을 지닐 수 있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