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되찾은 2가지 핵심요소, '에이스'와 '4번타자'

기사입력 2015-06-04 13:03


'에이스' 그리고 '4번 타자'. 한화 이글스에서 한 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핵심 요소들이다. 이제 그들이 돌아왔다.

한화의 '3연패 거부' 스킬이 또 발동됐다. 2연패에 빠져있던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대2로 역전승을 거두며 또 다시 3연패 위기를 탈출했다. 올해 한화는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3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이날까지 포함해 7번의 '3연패' 위기에서 늘 극적으로 탈출하곤 했다.

또다시 '3연패'를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이날 넥센전 승리를 다른 면에서 좀 더 특별하다. 한동안 한화 야구에 사라졌던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재등장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에이스'라고 부를만한 강력한 1선발. 그리고 다른 하나는 결정적 한방으로 팀의 운명을 바꿔줄 '4번 타자'다.


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탈보트가 넥센 3회말 1사 1루에서 윤석민을 투수앞 병살타 처리한후 포효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03/
돌아온 에이스

한화의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은 처음부터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에게 맡겨져 있었다. 탈보트는 개막전(3월28일 목동 넥센전)에 등판해 6이닝 1실점의 빼어난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었다. 이날 이후 2개월간 6이닝을 버틴 적이 없다. 투구 밸런스가 미세하게 흔들린데다 공을 던질 때 왼쪽 팔이 몸통 밖으로 벌어지는 현상 때문에 제구력이 실종됐다.

더불어 주자 견제시 미묘한 습관 때문에 보크 논란에 종종 휩쓸렸다. 일반적인 견제 동작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주자를 잡기위해 견제구를 날릴 때의 스텝이 보크라는 지적을 받았다. 탈보트는 이해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이런 문제들이 겹치며 한화는 지난 2개월간 '에이스'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탈보트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어쩔수없이 불펜을 총동원한 '버티기 야구'가 펼쳐졌다. 그러나 탈보트는 2군에서 투구폼을 수정한 뒤부터 다시금 '에이스'로 돌아왔다. 지난 5월2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5⅓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뚜렷하게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28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때 자신의 시즌 최다이닝(6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역투하더니 바로 다음 등판인 3일 넥센전에서는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무려 7이닝을 버텼다. 그러면서 2실점으로 막았다. 진정한 에이스의 귀환이라고 볼 수 있다. 탈보트의 선발 3연승 기세는 분명 한화 여름야구에 큰 힘이 될 것이다.


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7회초 2사 1,2루에서 김태균이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03/

살아난 4번타자

한 팀의 '4번타자'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공격의 중심으로서 상대 투수진을 위협하는 역할을 한다. 그 자체로 팀의 얼굴이기도 하다. 한화의 4번타자는 오랫동안 김태균의 몫이었다. 김태균은 정교한 타격폼과 넘치는 파워로 자신에게 주어진 4번타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특히 올시즌부터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김태균에게 '3할-30홈런-100타점'을 주문하며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였다.

김태균도 이런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시즌 초반부터 장타력을 선보였다. 홈런 페이스가 전에비해 상당히 빨랐다. 그런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통증이 생기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3할-30홈런-100타점' 페이스에 문제가 생겼다.

급기야 지난 5월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로 김태균을 '4번' 자리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후배 최진행이 대신 그 자리를 맡았고, 김태균은 덕아웃을 지켰다. 간혹 대타로 나와 호쾌한 타격을 보여줬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분명 허벅지 상태만 호전된다면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한달 가까이 고생을 했다. 김태균도 그 시간을 힘겨워했다. 동료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 출전을 자청하기도 했지만 김 감독이 말렸다. 부상 악화를 우려해서다. 그렇게 참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 참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김태균은 지난 5월30일 울산 롯데전부터 출전을 재개했다. 아직은 지명타자로만 나서지만, 어쨌든 4번으로 부활했다. 그리고 그 힘을 목동 넥센전에서 입증했다. 7회에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치며 모처럼 '4번타자'다운 역할을 해냈다. 김태균이 살아나면서 한화 공격은 한층 더 폭발력을 지닐 수 있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