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선발 실패 송은범, 이대로는 못쓴다

기사입력 2015-06-07 10:45


언제까지 믿고 기다려야 할까. 계속된 실패는 팀은 물론 선수 본인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결론은 이렇다.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송은범은 현재 상태로서는 선발 요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201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송은범이 롯데 4회말 2사후 황재균에게 솔포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31/
벌써 5번째 연속 실패다. 송은범이 한화의 5선발로 등판했다가 실패한 경기들이다. 최근 6차례 연속 선발로 나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3패만 남겼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 후 첫 등판이었던 5월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때 기록한 5⅓이닝 2안타(1홈런) 1실점이 최고의 성적. 물론 이때도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적어도 '실패'의 범주에 포함시킬 순 없다. 하지만 나머지 5경기는 명백한 '실패'다.

5월15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6월6일 대전 kt 위즈전까지 5경기를 통해 송은범이 증명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150㎞에 달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팩트. 매 경기에서 송은범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0㎞ 언저리를 찍는다. 6일 kt전에서도 최고 150㎞까지 나왔다. 패스트볼의 구속과 구위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동시에 "선발로서는 부적합하다"는 명제가 성립한다는 점이다. 최근 5경기에서 송은범이 5이닝을 넘긴 적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 5월15일 넥센전이었는데 이 당시에도 5⅓이닝 동안 무려 6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실격이다. 이후의 결과는 더 처참하다. 2회를 채 못버틴 경기가 2번이나 있었다. 이 5경기에서 송은범의 평균자책점은 결과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다. 5경기에서 총 14⅔이닝 동안 19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공식으로 따져보면 무려 11.66으로 나온다. 명백히 '선발 부적격' 판정을 내릴만 하다.

실점이 많고 평균자책점이 높아서 내린 결론이 아니다. 기본적인 선발투수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닝 소화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5경기에서 평균 소화 이닝은 3이닝에 못미친다. 툭하면 3회 이전에 강판된다는 건 그만큼 불펜이 고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송은범이 경기에 나설 때 한화 불펜은 큰 데미지를 받는다. 단순히 경기에 이기고 지고서를 떠나 이는 장기적으로 팀에 크나큰 악영향이다. 정작 필요한 순간에 불펜을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송은범을 선발로 계속 투입하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선수 스스로도 선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대안이 없지도 않다. 송은범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전까지 한시적 불펜으로 돌리고, 대신 송창식을 선발로 전환하는 방안이 일단 유력하다. 송창식은 선발 경험이 충분히 있다. 본인 스스로도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연습투구량을 소화했기 때문에 길게 던지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다"고 한다. 6일 대전 kt전때도 송은범이 조기강판된 뒤에 나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역전승에 큰 버팀목이 됐다.

더불어 송은범도 불펜에서 조금 더 괜찮았다. 4월7일 대전 LG트윈스전부터 5월5일 대전 kt전까지 6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했는데 이 기간에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뛰어난 평균자책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선발 때보다는 괜찮았다. 어차피 송은범을 2군에 보낼 게 아니라면 불펜에서 적극활용하는 게 이득일 수 있는 증거다.


게다가 송은범은 불펜이 낯선 투수도 아니다. 그나마 송은범의 베스트 시즌이라 할 수 있는 2010년에도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서 시즌 중반 이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이때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송은범의 보직 전환은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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