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 바로 '연패 브레이커'다. 최근 깊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롯데 자이언츠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완봉투에 구원을 받았다.
롯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눈부신 완봉승을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이닝 동안 11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1-0 완봉승을 이끈 린드블럼이 9회말 2사 SK 이재원을 삼진으로 잡은 후 강민호 포수와 뜨거운 포옹을 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14/
린드블럼이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팀의 5연패를 끊어냈다. '에이스'가 반드시 해줘야 할 '연패 브레이커'의 역할을 해준 것이다. 전날까지 5연패를 포함해 10경기에서 겨우 1승 밖에 거두지 못하며 나락으로 추락하던 롯데는 린드블럼의 완봉 역투 덕분에 연패에서 벗어났다. 타선은 여전히 무기력했지만, 운좋게 딱 1점을 뽑았다. 1대0 롯데의 극적인 승리다.
예상 밖의 투수전이 펼쳐졌다. SK 선발 박종훈은 6⅓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올시즌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하필 맞상대인 롯데 린드블럼의 구위도 막강했던 것. 바로 이전 등판이던 지난 9일 부산 kt 전에서 5⅔이닝 만에 무려 4개의 홈런을 포함해 10안타 2볼넷으로 7실점 할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박종훈의 성적은 승리 투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타자들이 침묵하면 이길 수 없다. 이날의 SK가 그랬다. 린드블럼은 9이닝 동안 119개의 공을 던지며 단 3안타만 맞았다. 볼넷을 1개만 내줬고, 삼진 6개를 잡아 무실점을 기록했다. SK가 9회말까지 전광판에 찍은 스코어는 '0'.
롯데 타선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박종훈에게 7회 1사까지 꽁꽁 묶였고, 이어 아온 전유수에게도 9회 1사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경기 막판 SK 불펜을 상대로 운좋게 결승점을 뽑았다. 9회초 1사 1루에서 SK 벤치는 전유수를 서진용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 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서진용은 첫 상대인 황재균 타석 때 폭투에 이어 고의4구를 내줬다. 이어 최준석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를 만들고 말았다.
SK 벤치는 어쩔 수 없이 뒤늦게 필승조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정우람이 첫 상대인 박종윤에게 2루수 땅볼을 허용했다. SK 내야진의 더블플레이 시도가 무산되면서 3루 주자 짐 아두치가 홈을 밟았다. 이게 결승점이었다. SK 투수교체 타이밍과 내야 수비의 빈틈이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이날 완봉승을 거둔 린드블럼은 "지난 경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잊은 지 오래"라며 지난 kt전의 참혹한 결과를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항상 잘 준비해 마운드에 올라와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며 공격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늘 같은 투구인데 오늘의 결과가 좋았던 것 뿐"이라고 담담하게 승리 소감을 털어놨다. 이어 "사람들이 나의 피칭 갯수와 체력을 걱정하지만 내 몸과 어깨는 모두 괜찮다. 매일 하는 루틴에 따라 건강을 체크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