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지키는 야구, 수비 무너지면 답이 없다

기사입력 2015-06-25 11:42


NC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KIA가 7대4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무리한 KIA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23/

올해 달라진 KIA 타이거즈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높아진 마운드와 함께 수비 안정이다. 지난해에 비해 실책, 실책성 플레이가 크게 줄었다. 새 키스톤 콤비인 2루수 최용규, 유격수 강한울도 착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1대8로 패한 뒤 이례적으로 수비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을 일깨운 경기였다"고 일침을 놓았다. 진한 아쉬움과 함께 송곳같은 질책이 담긴 멘트였다. 경기를 내주더라도 웬만해선 과도한 칭찬, 지적을 삼가해 온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상당히 강한 내용이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누가봐도 대상은 확실했다. 외야수 신종길(32)의 실책성 플레이를 지목해 한 말이다.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이긴 KIA는 3연승중이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승률 5할에서 2승을 더했다. 분명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실책성 플레이가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KIA는 1회말 나성범의 2점 홈런 등 3안타를 내주고 3실점했다.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신종길의 실책성 플레이는 2회말 2사후에 나왔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NC 9번 김태군이 때린 공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신종길이 따라갔지만, 타구는 우익선상 쪽에 떨어져 뒤로 빠졌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고 달려가 걷어냈다면 호수비로 칭찬을 받았겠지만, 쉬운 타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물론, 신종길이 베테랑 전문 외야수이기에 아쉬움은 남는다.

후속 타자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2루. 다음 타자 김종호가 때린 공이 다시 우익수쪽으로 뻗어갔다. 신종길은 자리잡고 있던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타구를 기다렸다. 정면 타구에 가까운 공이라 쉽게 잡는 듯 했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다.


NC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1,3루 KIA 이범호가 NC 김진성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이범호.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23/
그런데 타구는 계속 뻗어나가 신종길을 넘어 펜스까지 굴러갔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김종호는 3루까지 내달렸다. 0-5.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실책성 플레이가 분명했다. 일몰시점에서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쳤다는 얘기도 있다.

김기태 감독은 3회초 공격 때 신종길을 김다원으로 교체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회 3점을 내준 상황에서 2회를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는데, 흐름이 엉켜버렸다. 베테랑 선발 서재응(38), KIA 벤치 모두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 대량 실점한 KIA는 상대 선발 손민한의 호투 속에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24일 현재 야수 실책 31개. KIA는 KBO리그 10개 팀 중 최소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최다 실책 팀인 한화 이글스(59개)의 절반 수준이다. 수비가 분명히 좋아진 건 맞지만 기록에 잡히지 않은 아쉬운 플레이도 적지 않다.

공격력이 부족한 KIA는 마운드와 수비를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로 버텨왔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 축이 무너진다면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마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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