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눈물의 투혼 보여준 김민하 위해 뛰어라

기사입력 2015-07-02 10:46



"원종현이 우리 투수들을 바꿔놓았지."

잘나가는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 제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사이드암 불펜 투수 원종현. 스프링캠프에서 몸에 이상을 느껴 중도 귀국해 체크를 받았고, 충격의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올시즌은 공을 던질 수 없다. 하지만 NC는 원종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무리 임창민을 필두로 이민호, 임정호, 최금강 등이 대체 자원들이 잘 버텨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종현이의 존재가 우리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선수단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해준다. 또, 선수들이 종현이의 빈 자리가 티 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해주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NC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1일 창원 마산구장. 8회초 롯데 공격에서 사구가 나왔다. NC 투수 최금강이 던진 공에 롯데 타자 김민하가 왼 손목 부위를 강타당했다. 얼마나 아팠는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끙끙 앓는 소리가 실내 기자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김민하는 일어나 1루까지 걸어나갔다. 그리고 9회말 수비에 나갔다. 트레이너 파트에서 체크를 했는데, 팔에 힘이 들어가 골절 의심은 하지 않았다. 만약, 골절이 됐으면 어떤 천하장사라도 주먹을 쥐며 힘을 주지 못하는데 의지의 김민하는 주먹을 꽉 쥐며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결국 교체 사인을 스스로 냈다.

2군에서 고생하다 1군에 막 올라온 날이었다. 여기에 엔트리 중 외야수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강민호, 정 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어 김민하는 더욱 투혼을 발휘했다. 1일 밤 검진 결과 왼팔 척골 부분 골절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 지정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 어찌됐든 김민하의 투혼은 눈물겨웠다.

롯데는 6월 어려운 한달을 보냈다. 6승15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단순히 성적이 나쁜게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수들과 프런트 사이에 수당 문제로 소동이 일어났다는 얘기까지 흘렀다. 여기에 손아섭, 강민호, 정 훈 등이 부상으로 이탈해 전력까지 약화됐다.

그렇게 7월을 맞이했다. 1일 NC전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반전 기회는 잡았다. 하지만 김민하의 부상은 안타깝기만 하다. 김민하의 이런 투혼을 그냥 묻어서는 안된다. 김민하가 보여준 의지를 통해 나머지 선수들이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어떻게든 경기에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마음을 기존 주전 선수들이 마음으로 느낀다면 경기장에서 더 집중해 플레이할 수 있다. 위에 언급했던 NC 원종현 사례처럼 선수들이 동료 김민하를 위해 더욱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 한다면 롯데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롯데는 올시즌 개막전에서 박종윤이 발목 골절상을 당한 상태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투혼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뭔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선수가 큰 부상을 당했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일이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경기에 임해준다면 낙심해있을 김민하의 마음도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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