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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박정권이 5일 올시즌 두 번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SK는 박정권이 2군서 심신을 추스르고 올라오기를 바라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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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SK 와이번스 박정권이 올시즌 두 번째로 2군으로 내려갔다. SK는 5일 부산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박정권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외야수 임 훈을 불러올렸다.
박정권이 올시즌 들어 1군서 제외된 것은 두 번째다. 지난 4월 29일 2군으로 내려갔던 박정권은 5월 9일 복귀했다. 박정권이 57일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간 것은 컨디션 난조 때문이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한 까닭이다. 4월 말 1군서 말소될 때와 같은 이유다.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박정권이 부진을 좀처럼 떨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선수 본인이나 팀 모두 답답한 마음 뿐이다.
김용희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여기에 있는 것보다 2군서 다시 시작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팀이나 개인에게나 이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면서 "본인도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 탈모증까지 생긴 것 같더라. 2군서 마음도 추스르고 감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정권은 5월 9일 1군 복귀 후 40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5홈런, 18타점을 올렸지만, 6월 이후에는 21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 2홈런, 10타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6월 말에는 아예 경기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고,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지난 3~4일 롯데전에서는 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SK 벤치가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인데, 희망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타격감이 바닥인 상태에서 1군에서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다. 아예 모든 것을 내려놓고 2군에 내려가 '제로 베이스'로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1군 복귀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차피 열흘은 못나오니까 전반기에 복귀하기는 힘들다. 후반기에 맞춰 올라오면 좋겠지만, 날짜를 박아놓지는 않겠다"며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정권이가 작년만큼 해주고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시즌 시작 전에 정권이를 4번타자로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최 정, 박정권, 브라운을 중심에 넣고 이재원을 6번에 기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봤다. 재원이가 6번을 쳐야 할 만큼 정권이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며 "그런데 올해 5번, 6번, 그리고 7번까지 내려가기도 하지 않았는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날까지 박정권은 63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7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0경기에서 타율 3할1푼, 27홈런, 109타점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박정권. 공수에 걸쳐 핵심 야수 한 명이 부진한 까닭에 SK는 7월 들어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브라운이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장타를 뿜어내고 있고, 이재원이 팀내 최다인 64타점(전체 6위)을 쌓고 있는 상황에서 박정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SK로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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