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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은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진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하던대로 하겠다"며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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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현재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LA 다저스 잭 그레인키(1.37)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칸노 노리유키(1.68), 니혼햄 파이터스 오타니 쇼헤이(1.79) 등 3명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개월 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 지난 2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 동안 4실점(4자책점)하는 바람에 2.02로 높아졌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아쉬운 측면이 없지 않다. 양현종이 2-2 동점인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가 2루타와 볼넷을 내준 뒤 강판하자 윤석민이 이재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는 바람에 실점이 4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에 비해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국내의 현실을 감안하면 양현종의 활약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하루가 지난 30일 SK전을 앞두고 KIA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기 막판을 제외하고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 등판해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해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평균자책점)1점대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고 대단한 것이다. 2점대가 됐지만 그것도 대단한 것이다"면서 "작년에는 내가 없었는데 현종이가 여름이 되면 부진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을 이겨내는 대책을 그동안 잘 준비한 때문인지 지쳤다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양현종은 지난해 전반기 10승5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잘 던지다 후반기에만 11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5.62로 부진을 보이며 시즌을 4.25의 평균자책점으로 마쳤다. 지난 시즌 뿐만 아니라 2013년에도 전반기 2.30, 후반기 5.96으로 같은 패턴을 보였다. 양현종 스스로도 그동안 한여름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누가 됐든 여름 들어 하락세를 겪지 않는 투수는 없다. 지난 시즌 그가 웨이트 트레이닝 등 몸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 이유다.
그러나 올시즌에도 7월 이후 페이스가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날 SK전까지 7월 4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05로 월간 성적으로는 가장 좋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 4일 kt 위즈전에서는 1⅓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을 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강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돌아온 16일 LG 트윈스전에서는 5⅔이닝 3안타 1실점,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연속 승리를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고, 이날 SK전에서도 7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 몫을 충실히 해냈다.
물론 한여름 무더위는 8월말까지 지속되고, 9월에는 체력 부담이 도사리고 있다. 2000년대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친 투수는 2008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1.82) 밖에 없다. 양현종이 7년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의 이정표를 세울 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양현종은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진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하던대로 던지겠다"며 담담한 입장을 나타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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