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저스, 첫 등판 완투승, 메이저리그급 피칭 선보였다

기사입력 2015-08-06 21:27


'오버 페이' 논란까지 낳으며 한국땅을 밟은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29)의 첫 등판 성적표는? A+를 주긴 애매히도 A는 충분했다. 강속구와 변화구 제구, 위기상황 대처능력, 스태미너, 수비진과의 호흡 등이 나무랄 데 없었다.

로저스는 지난 2일 입국, 6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했다. 최고구속은 155㎞까지 찍혔다. 직구는 대부분 150㎞를 넘겼다. 슬라이더 역시 140㎞를 웃돌았다. 7회까지 81개의 투구수, 57개의 스트라이크, 24개의 볼. 공격적인 피칭도 합격점. 로저스는 국내 외국인투수론 처음으로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따냈다. 9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한화는 4대1로 승리했다. 총 투구수는 116개.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로저스가 LG 8회초 2사후 유강남을 우익스 플라이 처리하고 있다. 로저스는 9회에도 씩씩하게 마운드로 걸어나왔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6/
한화는 로저스를 70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에선 몸값이 100만달러로 알려졌다. 올시즌 뉴욕양키스 불펜투수로 활약(1승1패, 평균자책점 6.27)했고, 6월에 로스터에서 빠졌다. 어디까지나 그는 메이저리거다.

한화는 전날까지 5연패, 5위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이었다. 부진한 외국인선발 탈보트까지 2군으로 보내고 배수진을 쳤다. 권혁 박정진 윤규진 등 필승조의 어깨는 무겁기만 한 상황. 절체절명의 순간에 로저스는 마운드에 오른 셈이다. 부담 백배 등판이었지만 한박자 빠른 승부는 통했다. 오랜만에 한화 불펜도 5회까지 한가할 정도였다.

위기는 한번 있었다. 4회 2번 문선재와 3번 박용택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지만 4번 정성훈과 5번 이진영, 6번 양석환을 3연속 내야땅볼로 솎아내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화 수비진도 로저스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했다. 3회 강경학의 호수비와 주현상의 호수비가 연이어 나왔고, 정근우와 좌익수 송주호, 1루수 김태균까지 모든 야수가 집중력 높은 수비를 선보였다. 위기 순간에 나온 메이저리그급 수비가 금방 한국땅을 밟은 '메이저리거'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로저스 역시 동료들의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박수를 보내고, 덕아웃에 들어가기전 기다렸다가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을 했다.

스태미너와 다양한 구종도 만족스럽다. 8회에도 구속은 150㎞를 넘었다. 8회 100개째 패스트볼은 154㎞를 찍을 정도였다. 1회와 2회를 패스트볼 위주로 던졌던 로저스는 중반부터는 변화구 구사를 늘리면서 변화를 주기도 했다.

변수는 있다. 9개 구단은 오늘부터 로저스에 대한 분석에 들어갈 것이다. 상대 타자들도 낯설었던 로저스의 피칭이 점점 눈에 익을 것이다. 테스트는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 하지만 한화는 꿈에 그리던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선발투수를 품에 안은 것만은 확실하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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