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신드롬, 가성비는 단연 으뜸

최종수정 2015-08-1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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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의 핵심 선수로 정착한 강정호. ⓒAFPBBNews = News1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뜻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은 그 선수의 가치를 말해주는 지표다. 쉽게 말해 야수라면 공격, 수비, 주루에서 팀에 몇 승을 기여했는지를 의미한다. 이는 해당 리그의 다른 평범한 선수가 뛰었을 때와 비교해, A라는 선수가 얼마나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 주었는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WAR이 6인 선수가 있다면 이 선수는 같은 포지션의 보통의 선수보다 6승을 더 안겨주었다고 보면 된다.

통계 사이트인 KBReport에 따르면 15일 현재 국내 리그에서 WAR이 가장 높은 타자는 NC 테임즈(8.80)다. 그 뒤는 넥센 박병호(7.19) 롯데 강민호(6.13)가 잇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넥센 밴헤켄(4.94) NC 해커(4.84) LG 소사(4.10)가 1~3위다. 소위 잘 치고 잘 던지는 선수들의 WAR가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WAR 1위를 찍은 야수는 강정호(당시 넥센)다. 9.42이라는 믿기지 않은 수치로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7.51), 50홈런을 넘긴 박병호(7.03)보다 2승 가까이 높았다. 이는 곧, 넥센에 유격수 강정호가 없었다면 9승이 줄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올해 넥센은 106경기에서 57승1무48패로 5할4푼3리의 승률을 기록 중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63승1무42패)과 비교해 6승이 줄었다. 서건창의 부상, 토종 선발진의 부진 등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강정호의 빈자리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아울러 WAR가 꽤 신뢰성 높은 지표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강정호의 가치는 메이저리그에도 변하지 않았다. 미국 통계 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강정호의 WAR은 3.1이다. 워싱턴의 브라이스 하퍼(7.0)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6.7) 토론토의 조시 도날드슨(6.1) 등 특급 스타와의 격차는 상당하지만, 신인 선수 가운데 '톱3'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다. 현재까지 강정호보다 WAR이 높은 루키는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4.1) 샌프란시스코의 맷 더프(3.7)밖에 없다.

팀 내로 한정해도 앤드류 매커친(4.4)만이 강정호보다 높다. 스탈링 마르테(2.5), 닐 워커(2.0) 등은 이제 갓 빅리그에 뛰어든 루키보다 팀에 기여하는 게 낮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가운데서도 브랜든 크로포드(3.8·샌프란시스코)에 이어 WAR이 2위이다. 3루수로 따지면 전체 9위이다.

이 매체의 계산법에 따르면, WAR 1은 약 7~800만 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다. FA 계약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정호가 기록 중인 WAR 3.1을 돈으로 환산하면 2480만 달러다. 팬그래프닷컴은 올해 강정호가 보이는 경기력은 리그에서 엄청난 돈을 받는 선수들의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와 계약을 한 강정호의 올해 연봉은 250만 달러다. WAR로 따지면 0.3 정도가 강정호에게 기대하는 수치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보다 10배가 조금 넘는 WAR을 찍고 있다. 피츠버그가 실제 연봉으로 29억을 주면서 290억원짜리 야수를 기용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가성비로 따지면 강정호는 단연 으뜸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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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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