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유원상이 던지고 두산 유민상이 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유원상이 유민상보다 세살 많은 형이다. 유원상은 LG의 주축 불펜 투수로 지난해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가기도 하는 등 많은 야구팬들이 알고 있지만 유민상은 올해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두산과 LG전이 열릴 때마다 이 둘의 대결이 펼쳐질지 관심을 모으지만 유민상이 2군에 내려가 형제대결이 이뤄진 적은 없다. 유민상은 올시즌 12경기에 나갔는데 다른 8개 팀과는 한번 이상 붙었으나 유독 LG전엔 나가지 못했다.
이번엔 가능성이 보인다. 유민상은 지난 15일 인천 SK전서 데뷔 첫 홈런을 결승 솔로포로 터뜨렸고, 17일 SK전, 18일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20∼21일 열리는 LG와의 맞대결에도 1군에 살아남을 듯. 유민상은 "아직 완전하게 1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못하면 2군으로 내려간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홈런을 쳤을 때 1군에서 좀 더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웃었다.
형과의 대결엔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선 둘이 두번 맞대결을 펼쳤다. 안타 1개와 삼진 1개로 현재는 무승부. 1군에서 대결이 펼쳐진다면 팀 승부를 떠나 재밌는 볼거리가 될 듯하다.
유민상은 "나는 자신이 있다. 그런데 형도 지지 않기 위해 120%로 던지지 않겠냐"며 "퓨처스리그에서 만났을 때도 다른 타자에겐 141~142㎞ 정도로 던지다 나한테는 145㎞로 던지더라"며 형과의 대결이 자존심 싸움이라고 했다.
아버지인 유승안 경찰 감독의 마음은 짚신장수와 우산장수를 둔 어머니의 심정과 같지 않을까. 그런데 유민상은 아버지가 자신을 응원해야한다고 했다. 유민상은 "형은 결혼을 해 분가했으니 형보다는 날 응원하실 것이다"라며 웃었다.
역대 프로야구 형제대결은 1991년 정명원(전 태평양)-학원(전 쌍방울) 형제가 유일했다. 둘은 1991년 9월 5일 경기서 9회말 '투수와 타자'로 만났다. 대타로 나온 동생 정학원을 형 정명원이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