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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대도'로 불린 전준호 NC 주루코치는 KBO리그 통산 최다 도루 기록(550개) 보유자다. 이종범, 정수근 등과 경쟁하며 1993년(75개), 1995년(69개), 2004년(53개) 등 세 차례 도루왕에 올랐다. 1군 첫 해인 지는 1991년부터 1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하며 이 부문 기록도 갖고 있는 그는 끊임없이 투수의 습관을 연구했다. 머리, 어깨, 상체의 움직임은 물론 하의 유니폼 주름에까지 집중했다. NC는 그런 전 코치 밑에서 박민우(38개), 김종호(34개)가 쉴 새 없이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 18일 현재 팀 도루가 162개로 2위 삼성(121개) 보다 41개가 많다.
테임즈는 기본적으로 본인이 뛰고 싶을 때 뛴다. 김경문 감독이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35차례 도루를 시도한 그가 실패한 적은 모두 6번. 나쁘지 않은 성공률이다. 전 코치는 "전력분석 쪽에서 투수의 습관 등을 말해주면 귀담아 듣는다. 상황에 대한 이해도 좋아 언제 뛰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외국인 선수 가운데 이 같은 열정을 갖고 움직이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 흔히 열정만 앞세우다 보면 부상에 '노출'되고, 그러다 보면 '퇴출' 위기에 몰리는데 테임즈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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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들어 NC 코칭스태프 쪽에서 "테임즈에게 도루를 자제시키고 있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역시나 부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팀 입장에서는 '건강한' 테임즈의 몸 상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치러야 한다. 김경문 감독도 "테임즈는 테이블세터가 아니고 중심 타자다. 도루는 득점 성공률을 높이지만 체력을 떨어 뜨리고 언제나 부상 당할 수 있다"며 "솔직히 걱정이 된다. 그는 육상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와 함께 "본인 스스로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평소 훈련을 다 마친 뒤에도 혼자 방망이를 계속 돌리고 있는 선수가 테임즈"라며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가끔은 내려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록에 대한 욕심도 버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전 코치도 늘 테임즈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도루를 하고 싶다면, 무조건 다리부터 들어가라는 것이다. 밴트 레그 슬라이딩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부상 위험성이 적다. 대부분의 선수가 나이가 들수록 밴트 레그 슬라이딩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통상 도루왕이 될 수 있는 조건으로 11발, 12발을 말한다. 머리부터 들어갔을 때 11발, 다리로 들어갔을 땐 12발로 2루까지 도달하라는 얘기"라며 "테임즈도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11발, 12발을 활용해 뛴다. 나는 늘 12발로 들어가라고 하지만, 본인이 접전이라고 판단하면 언제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있더라. 어쨌든 그러면서 도루 성공률도 높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코칭스태프도 말릴 수 없는 열정의 사나이인 것만은 확실하다. 대전=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