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또 다른 부상, 일그러진 두산의 계산

기사입력 2015-08-20 07:07


두산과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니퍼트가 4회초 수비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8.18/

두산은 확실히 위기다. 시즌 막판 순위 판도의 큰 변수이기도 하다.

더스틴 니퍼트가 또 다시 부상을 입었다. 우측 허벅지 근육 부상이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산 측은 미세한 부상이라고 얘기한다. 열흘 후에는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 니퍼트는 이미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약 두 달간 전열에서 이탈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부상이다.

열흘 후에 돌아올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19일 두산은 큰 폭의 1군 엔트리를 조정했다. 투수 니퍼트와 윤명준, 야수 유민상 정진호 최영진를 1군에서 말소시키고, 투수 김명성 이원재 야수 홍성흔 고영민 국해성을 등록시켰다.

원점으로 돌아간 투수진

기본적으로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마운드의 계산이 서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안정적 선발 로테이션과 필승계투조의 확립이 포함된다.

두산은 그동안 헐거운 뒷문 때문에 쓰린 역전패가 많았다. 게다가 5회 이후 2~3점 리드에도 상대팀은 더욱 공격적 투수 기용으로 두산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3위인 두산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해결해야만 했다.


다행히 선발 로테이션은 매우 좋았다. 기존의 유희관과 장원준이 버텼다. 부진했던 스와잭의 컨디션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허준혁과 진야곱의 발굴도 성과다. 최근 깜짝 선발로 등판, 호투했던 이현호도 있다.

니퍼트가 어깨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두산은 기존 5선발 진야곱을 필승계투조로 돌리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니퍼트가 제 역할을 해준다는 가정 하에 진야곱이 5~7회 승부처에서 1~2이닝을 책임진다면, 두산의 뒷문이 강화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또, 진야곱의 합류로 두산 필승계투조의 계산을 좀 더 확실히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결국 시즌 막판 니퍼트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단순한 개인의 부활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투수 시스템 자체가 바뀔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복귀 후 두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다. 5일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 12일 KIA전에서 3⅓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제 컨디션만 찾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될 게 없었다. 18일 삼성전에서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올 시즌 재계약에 성공한 니퍼트는 잔부상이 많다. 2013년에는 등 수술로 인해 결장했다. 결국 118이닝만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부활하는 듯 했다. 179⅓이닝을 던지면서 14승7패, 평균 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 후반기 치열한 4강 싸움 도중,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과부하도 많이 걸렸다. 결국 올해 68이닝 만을 소화하며 3승4패, 평균 자책점 5.29를 기록하고 있다.

니퍼트의 부상과 1군 엔트리 말소로 두산의 계산은 완전히 일그러졌다. 다시 새로운 5선발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진야곱이 있지만, 경험이 많은 투수가 아니다. 자칫 잦은 보직 변경으로 인해 밸런스가 흐트러질 가능성도 있다. 진야곱이 선발로 돌아간다면, 두산의 중간계투진은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악영향도 있다. 오히려 심리적 측면에서는 예전보다 더욱 좋지 않다.

두산의 돌파구는

두산은 올 시즌 유독 연승과 연패가 없다. 연승과 연패가 모두 최다 4 이상을 넘어가지 않았다. 안정적인 선발진과 좋은 타선, 그리고 불안정한 뒷문이 결합된 결과다.

두산은 기로에 서 있다. 유희관의 발목부상과 니퍼트의 우측 허벅지 부상.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니퍼트의 가세와 재 이탈로 투수진의 시스템 자체가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여기에 주전 야수들의 잔 부상으로 타순마저 어지럽다. 민병헌과 오재원은 허벅지와 엉덩이 부상을 입었다.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는 존재감이 2% 부족하다. 허경민 최주환 등 백업 멤버들이 잘 버텨주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결국 주축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19일 무려 5명의 선수가 1군 엔트리에 말소, 등록됐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 자체를 풀어보기 위한 변화. 긍정적 요소지만, 현 시점에서 위기를 타개하기에는 2%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과연 두산은 올 시즌 최대위기를 어떻게 벗어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