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NC감독은 시범경기 때 올시즌 목표에 대해 "어떻게든 팬들에게 2년 연속 가을야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악재가 많지만 버티겠다는 각오였다. 외국인선수와 엔트리는 1명 줄고, 원종현은 갑작스런 수술로 팀에서 떨어져 나갔다. 2014년 돌풍을 주도했던 베테랑들은 40줄을 넘어가고 있었다.
안팎으로 상황은 어렵지만 역량을 집중시킬 바탕은 '기본에 충실하자' 였다. 공수주에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 플레이 하나 하나에 혼을 담는 것. 전문가들은 올시즌 NC를 중위권에 놓을 것이냐, 하위권에 놓을 것이냐를 놓고 고민했다. 일단 지난해 정규리그 3위의 성적을 재연하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올시즌 NC는 이 모든 불투명함을 걷어내고 선전하고 있다. 이젠 명실상부 강팀이다.
NC는 22일 현재 선두 삼성에 3.5게임차 뒤진 2위다. 3위 두산과의 승차는 4.5게임이다. 승수는 5할마진에서 +20이나 된다. 한달전만 해도 삼성과 NC, 두산, 넥센은 선두권을 형성하며 순위다툼을 벌였는데 삼성이 멀찌감치 달아나고, NC도 2위권에 높은 성을 쌓고 있다. 리그 4연패, 초유의 리그 5연패를 향해 가는 삼성의 화려함에 살짝 가려졌지만 NC는 올해 위대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신생팀으로 1군합류 3년만에 정규리그 2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3년 연속 팀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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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마무리 임창민은 누구도 예상못한 신의 한수다. 27세이브로 구원왕을 질주중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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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둘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새롭게 구성한 전력에 시선을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외국인투수 해커는 15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다. 해커는 이미 퇴출된 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지난 2년간 10승 고지를 넘지 못했다. 고민끝에 기회를 줬는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최고의 외국인타자인 테임즈는 공격 전부문에서 맹활약 중이다. 타율 0.370, 37홈런, 107타점을 기록중이다. 이들이 앞쪽에 드러난 플러스 요인이라면 이면엔 세이브왕 임창민과 '홀드 전문가'로 발돋움한 최금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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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최금강.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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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민은 지난 4월 김진성의 종아리 부상 때 급하게 대체 마무리를 맡았다. 당시 NC는 위기였다. 팀성적은 흔들리고, 팀타선 부진과 마운드 붕괴로 마무리 김진성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컨디션 조절차 오른 마운드에서 덜컥 부상을 했다. 김 감독은 "정말 큰일"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나 팀을 일으켜 세운 이가 임창민이다. 올시즌 27세이브로 구원 단독선두다. 임창민의 가장 큰 장점은 배짱투다. 마운드에서의 표정변화가 거의 없다. 볼에 실린 자신감이 주무기다.
최금강은 평균자책점이 2.44에 불과하다. 6승3패12홀드인데 6홀드 이상을 기록한 불펜투수 중 2.50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최금강이 유일하다. 최금강의 올시즌 연봉은 3300만원이다. 10개구단 최고 가성비다.
이들 외에도 2년 연속 힘을 내는 불혹을 넘긴 손민한(40)과 이호준(39)이 버티고, 최근 들어서는 손시헌의 방망이도 살아나고 있다. 나성범은 어느덧 본래 자리를 찾았다. '봄 다이노스'보다 '여름 다이노스'는 훨씬 강한 모습이다. 벌써부터 그들이 보여줄 가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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