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윤성환이 겹경사를 맞았다. 처음으로 15승을 거두면서 3년 연속 170이닝 투구의 대기록을 세운 것.
FA의 다년 계약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됐다는 것. "사실 예전엔 승리에 대한 생각도 많았다. 하지만 다년 계약을 하고나니 개인 승에 집착하지 않고 팀을 이기는데 집중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승리가 따라왔다"고 했다.
윤성환은 "3년 연속 170이닝이 가장 뿌듯한 기록인 것 같다"면서 "이닝은 그 자체로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게 되는 기록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3년 연속 170이닝을 던진 것은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기록이다.
역대로 3년 이상 연속해서 1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겨우 20차례, 19명 뿐이었다. 한용덕(한화·90∼95년)과 정민태(현대·95∼2000년)가 6년 연속으로 가장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김시진과 故 최동원(83∼87년), 리오스(KIA,두산 2003∼2007년)가 5년 연속 꾸준히 170이닝 이상 공을 뿌렸다.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은 두차례(87∼89, 91∼93년) 3년 연속 170이닝 이상 피칭을 기록하기도 했다.
80, 90년대엔 170이닝 이상 던지는 에이스들이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뚝 떨어졌다. 리오스와 봉중근(LG·2008∼2010년) 나이트(넥센·2011∼2013년), 옥스프링(kt·2008, 2013∼2014년) 등 4명밖에 없었고, 그나마 국내 투수 중에선 봉중근이 유일했다. 2000년대 들어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 할 수 있는 류현진(LA 다저스)나 김광현(SK) 양현종 윤석민(이상 KIA) 등도 기록하지 못했다. 윤성환이 KBO리그 역사에 21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꾸준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기량도 갖춰야 하고 자기 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윤성환에 대해 "3년 연속 170이닝 이상 던지는 것은 분명 자기 관리를 그만큼 잘했다는 뜻"이라며 "보면 뭔가 준비를 많이 하는 투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4년간 80억원의 대형 FA계약을 했던 윤성환에게 '먹튀'가 아닌 '성공FA'라는 말이 붙을 수밖에 없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3년 이상 연속 170이상 투구
3년(11명)=하기룡(82∼84)계형철 장명부(이상 83∼85) 윤학길(87∼89, 91∼93) 최창호(89∼91)김상진(93∼95) 주형광(94∼96) 봉중근(2008∼2010) 나이트(2011∼2013) 옥스프링(2008,2013,2014) 윤성환(2013∼2015)
4년(3명)=한희민(86∼89) 이강철(89∼92) 정삼흠(91∼94)
5년(3명)=김시진 최동원(이상 83∼87) 리오스(2003∼2007)
6년(2명)=한용덕(90∼95) 정민태(9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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