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이 제대하면 1군에 올릴까를 여전히 고민 중이다.
첫번째는 지금까지 뛰어줬던 선수들이 마음에 걸린다. 배영섭이 올라오면 결국 누군가는 그 기회를 잃게 된다. 류 감독은 "2년간 배영섭 없이 야구를 해왔다. 선수들이 그동안 고생해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배영섭이 올라오면 누군가는 기회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또 하나는 박해민의 활용도다. 박해민은 현재 중견수로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는 '명인'이란 칭호를 받을 정도다. 그러나 입대전 삼성의 주전 중견수는 배영섭이었다. 배영섭이 돌아오면 아무래도 박해민의 출전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다. 박해민은 8일 현재 타율 2할9푼1리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런데 우투수에게 3할1푼3리(256타수 80안타)의 좋은 타율을 보이지만 좌투수에겐 타율이 2할6푼3리(160타수 42안타)로 떨어진다. 아무래도 배영섭이 있는데 좌투수가 나올 땐 배영섭을 낼 수 있다. 배영섭과 박해민을 플래툰시스템으로 쓰게 되는 것. 류 감독은 "어느 감독도 그런 상황이 되면 배영섭을 안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2차드래프트가 있다는 것도 배영섭을 1군에 올리는 것을 주저하게 한다. 올시즌이 끝나면 2차드래프트가 열린다. 팀마다 보호선수 40명을 제외하곤 드래프트시장에 내놔야 한다. 배영섭이 1군에 등록된다면 당연히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된다. 배영섭이 등록되지 않는다면 보호선수로 묶일 선수가 배영섭 때문에 빠질 수 있다. 그런 유망주 1명이 다른 팀에 간다면 삼성으로선 분명 손해일 수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실패했을 때다. 배영섭이 1군에서 예전과 같은 좋은 활약을 펼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5년 연속 통합우승에 기여한다면 다른 기회비용은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배영섭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할 때가 문제다.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벤치에만 있다면 아쉬움이 클 수가 있다.
류 감독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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