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프리미어12 승선여부, 미-일 기싸움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5-09-23 12:23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봐야 하나.


텍사스 추신수의 프리미어12 참가 가능성은 MLB와 NPB의 기싸움에 달렸다.
11월에 열리는 프리미어12는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국제야구연맹(IBAF) 랭킹 상위 12개 나라가 참가해 최강을 겨룬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항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2006년에 시작된 WBC는 경기 운영이나 수익 분배 측면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영향력이 컸다. 2013년까지 3회 대회를 치르면서 문제점도 많이 노출됐다. 프리미어12는 그런 문제 의식에서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NPB와 IBAF가 새로운 형식의 국가대항전으로 만든 게 프리미어12다. 특히나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야구를 다시 정식 종목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다. 그래서 MLB 사무국 측은 프리미어12에 대해서는 꽤 부정적 입장이다. NPB가 주도한다는 면에 대한 반감이 있다. MLB 사무국이 최근 "각 구단별 40인 로스터에 들어있지 않는 선수들만 프리미어12 참가를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런 역학관계로 인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팀 전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의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 지난 8일 프리미어12 예비엔트리를 발표하며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를 넣었는데, 과연 MLB 사무국이 이들의 참가를 허용할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아직 MLB의 입장이 공식적인 건 아니기 때문에 예비 엔트리에 추신수와 강정호를 포함시켰다"고 했다. 일단 예비엔트리에 넣고 상황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

이후 강정호가 무릎 골절로 수술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대표팀 합류는 무산됐다. 그러나 추신수는 아직 건재하다. 후반기에 제 실력을 회복하며 대표팀 활약 기대감을 높인 상황. 더더욱 MLB의 결정에 눈치가 쓰인다.

그런데 추신수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MLB와 NPB의 기싸움에 달려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NPB 쪽에서 WBC 참가 여부를 원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며 MLB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MLB 사무국의 "40인 로스터 선수는 프리미어12 참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대한 반발이다.

이 기싸움이 어떤 식으로 결론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MLB가 향후 WBC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 중요하게 여긴다면 일본측의 요청을 들어줄 수 밖에 없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결국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여부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기싸움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달려있다. KBO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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