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히터 산실 넥센, 투수도 145km가 기본

기사입력 2015-09-24 10:07


◇고교생 같은 얼굴, 몸매지만 140㎞대 중반의 빠른 볼을 뿌리는 넥센 하영민. 지난 23일 SK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넥센엔 유독 강속구 투수들이 많다. 목동=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9.23/

넥센은 강력한 타선 파워, 벌크업으로 유명하다. 50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를 비롯,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8명이나 된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방망이 풀스윙이 전염된다. 이는 타격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운드에서도 넥센은 특별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줄지은 강속구 투수의 등장이다.

지난 23일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하영민(20)은 고졸 2년차다. 척 봐도 슬림한 몸매. 1m80에 68㎏. 모델에나 어울릴 법한 체격이지만 마운드에선 최고시속 146㎞의 빠른 볼을 자신있게 뿌려댔다. 아직 묵직한 볼끝은 아니지만 탄력과 파워가 어느정도 갖춰졌다는 느낌이었다. 3년안에 또 한명의 150㎞ 강속구 투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넥센에는 빠른 투수들이 많다. 조상우 김영민 외에도 사이드암 한현희, 좌완 김택형이 150㎞를 넘게 찍는다. 마무리 손승락도 140㎞대 중후반을 뿌려댄다. 문성현도 시속 147㎞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넥센 2군에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수년간 투수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내부자성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을 큰 투수자원에 주목했다. 제구는 피칭폼 변화와 마인드 컨트롤, 훈련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향상 가능하지만 스피드는 더 힘든 작업이 요구된다. 피칭 매커니즘 전반을 손봐야 한다. 넥센은 2군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스피드업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지론도 넥센의 스피드업에 한몫 했다. 염 감독은 "투수는 145㎞ 정도는 던져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래야 슬라이더를 던져도 상대 타자가 속을 수 있다. 스피드업을 포기한다면 발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지난 21일 NC전에서 6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양훈도 130㎞대에서 144㎞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염 감독의 선발 임무 부여 동기 중 하나였다.

물론 투수에게 있어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다. 150㎞ 강속구도 가운데로 몰리면 얻어맞는다. 120㎞대 직구로 18승을 거둔 두산 유희관을 봐도 제구이 중요성을 알수있다. 하지만 특급 제구력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급제구는 150㎞대 강속구 만큼이나 성취가 어렵다. 사령탑들이 바라는 최선은 빠른 볼에 제구력까지 갖추는 일이다.

밑바탕은 제구보다는 스피드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때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숨겨진 원석같은 강견에 주목했다. 투수에게 있어 스피드는 잠재력이자 자신감이다. 잘 다듬기만 하면 작품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이요, 마운드에서 스스로에게 잘될거라 외는 주문이다. 실제 스피드가 떨어지면 투수들은 자괴감에 빠진다. 2,3㎞만 올라가도 마운드에서의 표정이 달라진다. 넘치는 넥센의 파워피처들. 염 감독의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는 얘기는 빈 말이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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