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확정’ LG, 그들은 왜 추락했나

기사입력 2015-10-05 08:40



3년 연속 가을잔치는 없었습니다. LG의 2015시즌 9위가 확정되었습니다. 9위 이하의 성적은 창단 이후 처음입니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LG입니다.

개막에 앞서 LG는 중상위권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팀의 주축 베테랑이 기량을 유지하는 가운데 신예들의 성장으로 신구조화가 기대되었습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10년의 암흑기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올린 베테랑 타자는 정성훈이 유일했습니다. 두 명의 이병규와 이진영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신음했습니다. 5월까지 장타를 의식했던 박용택은 6월부터 제 모습을 찾았지만 만시지탄이었습니다. 허약해진 방망이가 LG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마운드의 베테랑도 실망스러웠습니다. 필승계투조의 핵심인 마무리 봉중근과 셋업맨 이동현이 무너졌습니다. 봉중근은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뒤 시즌 중반까지 부진했습니다. 이동현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구위 저하로 고전했습니다. 봉중근은 시즌 종료 전 선발 투수 전환을 선언해 마무리 보직에 작별을 고했습니다.

외국인 선수도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핫코너를 맡기려 했던 한나한은 3루수 수비에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습니다. 주로 지명타자로 한 달 반 동안 출전한 그는 부상 악화로 6월 중순 방출되었습니다. 대체 선수로 영입된 히메네스는 8월 중순 이후에야 타격감을 찾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1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된 루카스는 제구력 약점과 평정심 상실로 자멸했습니다.

이른바 '플랜 B'도 실패했습니다. 외야수로 전업한 김용의, 채은성, 문선재 중 0.26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좌완 선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임지섭은 구속만 저하된 채 제구력은 전혀 잡지 못했습니다. 임지섭을 비롯해 장진용, 이준형, 김광삼 등이 5선발로 시험받았지만 누구도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LG는 '강제 리빌딩'에 돌입했습니다. 젊은 얼굴들이 다수 1군에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주전으로 발돋움한 것은 유강남 외에는 없었습니다. 가능성을 보인 선수는 많았지만 공수주를 모두 갖춰 주전을 꿰찬 선수는 냉정히 평가해 드물었습니다.

LG 양상문 감독의 선수기용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야수의 경우 부진한 베테랑의 지속적 기용으로 팀 성적이 추락하고 경쟁이 사라졌습니다. 유망주 기용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투수 교체는 시기가 늦어 경기를 완전히 내준 뒤에야 이루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가대표팀 투수 코치를 역임한 투수 전문가답지 않았습니다.


선수단 관리에도 허점을 노출했습니다. 6월 정찬헌이 음주 운전 사고로 이탈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례는 반면교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정성훈이 8월 음주 운전이 적발된 사실이 9월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정찬헌과 정성훈 모두 시즌 아웃되었습니다. 1월 5일 신년하례식에서 천명한 양상문 감독의 '금주령'을 무색케 했습니다.

LG의 2015년은 속절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을 경우 LG가 새로운 암흑기를 맞이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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