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복이 많다. 팬들은 감독 복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구단 직원들은 막내 시절부터 낮은 자세로 성원해준 팬복이 있다고 한다. 타팀에선 최고 용병복이라고 부러워한다.
올시즌 NC는 외국인 농사를 가장 잘 지었다. 테임즈는 타격 전부문 석권에 40홈런-40도루로 최고 외국인타자를 넘어 역대 베스트 외국인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다른 팀 입장에선 성적 이면의 최소 비용 부분에 이르면 시샘을 참을 수 없다.
◇스튜어트는 NC 외국인농사에 방점을 찍었다. 갈수록 구위가 좋아졌다. 2015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지난달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스튜어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29/
다승왕 해커(19승5패)는 계약금 5만달러에 연봉 40만달러. 용병 자유계약 시대, 100만달러를 넘기는 용병이 즐비한 가운데 헐값이다. 국내리그 3년차인데 저렴한 비용을 들여 대어를 확보한 셈이다. 2013년 4승11패(평균자책점 3.63), 지난해 8승8패(평균자책점 4.01)의 애매한 성적. 이닝이터로서의 면모와 팀에 녹아든 인품과 자세가 좋아 어렵사리 재계약을 결정했다.
구단의 배려에 크게 감동받은 해커는 살아남기 위해 겨우내 자신을 개조했다. 투구폼을 가다듬고, 충실한 몸만들기 후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시즌 초반부터 해커는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연봉 100만달러 찰리가 중도퇴출되고, 이재학이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한 터라 선발 로테이션에서 해커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다승왕 해커. 누구도 해커가 다승왕에 오를 줄은 몰랐다. 타팀 입장에선 마냥 부럽기만 하다. 경기 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는 NC 선수들.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해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난 6월 찰리를 내보내고 영입한 스튜어트는 올때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찰리는 부진했지만 지난해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 보낼 때만해도 NC팬들 사이에서도 '좀 더 기회를 줘도 좋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없진 않았다. 시즌 중에 데려온 용병 투수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스튜어트의 연봉은 시즌 중반임을 감안해도 계약금 2만5000달러에 연봉 22만5000달러로 저렴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반바지에 선글라스를 끼고, NC유니폼 상의를 대충 걸치고 사진을 찍어 보낼 때만해도 일을 낼줄은 몰랐다.
한화 로저스가 10차례 선발등판에 6승2패(완봉승 3차례, 완투승 1차례),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리 처지는 성적도 아니다. 로저스가 강렬했다면 스튜어트는 은근히 보탬이 됐다. 8월초에 한국에 온 로저스 연봉이 70만달러(미국 언론과 에이전트는 100만달러라고 주장)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간 대비 스튜어트의 연봉은 로저스의 5분의 1 수준도 안된다.
NC는 5일 시즌 최종전에서 kt와 연장 12회 접전끝에 2대2로 비겼다. 스튜어트는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휴식과 다수의 연습경기로 경기감각을 가다듬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PO 출격 맨 앞줄은 해커와 스튜어트의 몫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