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숙제, '최적의 허리조합'을 찾아라

기사입력 2015-10-15 10:16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표정으로는 '승장'같지 않아보이지 않았다. 14일 목동구장에서 기적을 만들었는데도 활짝 웃지 않았다. 이날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에 2-9까지 뒤지던 경기를 끝내 11대9로 뒤집으며 7점차 역전승을 만들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점수차 역전승 기록이었다.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14/
김 감독은 경기 후 "계속 또 (시리즈를) 해야하니까 기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사실 속마음으로야 희열이 느껴졌을 것이다. 나중에서야 김 감독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지만, 어쨌든 초보 감독답지 않게 끝까지 냉정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김 감독이 이렇게 냉정함을 지키려한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극적으로 넥센을 물리치긴 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가 또 남아있고, 거기서 만나는 NC 다이노스는 넥센보다 더 무서운 팀이다. 승리의 기쁨은 찰나였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밀려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앞서 해야할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설 선수 엔트리를 정리해야 한다. 또 준PO 기간에 확인한 팀의 문제점을 조정하거나 해결해야 한다. 특히 핵심적인 과제가 바로 최적의 중간계투진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 투수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1,2루서 넥센 박동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두산 노경은이 아쉬워하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4.
포스트시즌은 투수 싸움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투수진을 잘 조직해 운용해야 한다. 전체 투수진을 '선발조-계투조-마무리'로 나눠볼 수 있는데, 두산의 경우 앞뒤의 힘은 강하다. 대신 허리가 불안하다.

일단 니퍼트가 건재하게 돌아온 덕분에 선발진의 힘은 좋은 편이다.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의 견고한 3선발 로테이션 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볼끝에 힘이 있는 이현호가 4선발로 대기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3명의 선발진 운용만으로도 충분하다. 4선발은 돌발사태 대비용이다. 어쨌든 두산으로서는 확실한 3명의 선발에 백업 4선발까지 갖춘 상황이다. 여유가 있다.

마무리도 걱정을 덜해도 된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를 따낸 베테랑 이현승이 강력하게 뒷문을 지키고 있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기간에 3경기에 나와 1승2세이브로 팀의 3승에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3이닝을 던져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이 힘은 NC 타자들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든든한 선발진, 막강한 마무리에 비해 중간계투진은 매우 불안하다. 여기에는 강력한 악재가 하나 끼어있다. 포스트시즌에 불펜으로 전환한 외인투수 스와잭이 상태가 나빠 포스트시즌에서 더 나올 수 없다. 이로 인해 불펜진의 부하가 예상된다. 더불어 노경은과 윤명준의 부진도 두산의 고민거리다.


노경은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김 감독의 신뢰를 듬뿍 얻고 있다. 3경기에나 등판했다. 그러나 성적은 1홀드에 평균자책점 9.00이다. 윤명준도 2경기에서 9.00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좌완 진야곱까지 더해 '9.00 트리오'가 셋이나 된다. 모두 중간계투 요원이다. 이들의 부진은 향후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새 얼굴을 찾든지, 혹은 이들을 다르게 운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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