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두산을 잇는 6개 인연 혹은 악연

기사입력 2015-10-17 06:00




왼쪽 사진. 선수 시절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김경문 vs 김태형

잘 알려진 양 팀의 사령탑. 공통점이 많다. 두 감독 모두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그리고 선수의 마지막으로 베어스에서 끝냈다. 타격은 좋지 않았지만, 수비형 포수로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코치로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 지휘봉을 잡았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것도 비슷하다.

물론 감독으로서 경력은 김경문 감독이 훨씬 더 화려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견인했고, 프로야구판의 대표적인 명장 중 한 명이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지휘봉을 잡은 초보다. 하지만 시즌 초반 계산이 서지 않던 중간계투진의 시스템을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입담도 예사롭지 않다. 베어스에서 보낸 시간이 많다. 팀 동료로, 코치와 선수로, 감독과 코치로 동고동락했다. 그런 두 감독이 외나무 다리에 섰다.

해커 vs 오재원

두 선수는 이미 페넌트레이스에서 한 차례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5월27일 창원 NC-두산전. 7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의 '타임 요청'에 해커는 과도하게 반응했다. 공을 백네트에 던졌다. 결국 1루에서 '사건'이 터졌다.

1루 커버를 들어간 해커가 "Get in the box(타석에 들어서)'라고 했고, 잘못 알아들은 오재원은 "What FXXX"이라고 되받아쳤다. 결국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고, 벤치에서 민병헌이 공을 던지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다음날 NC 김경문 감독과 해커, 그리고 주장 이종욱, 두산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 민병헌이 함께 악수를 나누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서건창과 마찰을 일으켰다. 1루 커버에 들어간 오재원은 서건창의 진로를 가로막는 수비를 펼쳤다. 서건창이 "좀 피하지"라고 하자, 오재원은 욕설로 잘못 알아듣고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또 다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결국, 오재원은 예전 해커와의 벤치 클리어링 사건과 연관지어졌다. 목동에서 넥센 팬의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두산과 NC의 벤치 클리어링의 경우, 오재원이 아닌 해커가 도발한 측면이 컸다.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타임 요청 시 해커가 백 네트에 공을 던지는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고, 결국 1루에서도 쓸데없는 얘기를 했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당시 해커를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앞서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했다.


해커와 오재원의 충돌로 일어난 두산과 NC의 벤치 클리어링. 다음날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만나 화해하는 장면. 스포츠조선DB
테임즈 vs 유희관

두산 유희관은 시즌 막판 부진했다. 시즌 18승을 올렸지만, 오히려 포스트 시즌에서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3차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013년 포스트 시즌과 같은 특급 호투는 아니었지만, 무너지지도 않았다. 서건창 김하성의 홈런이 결정타였다.

NC 테임즈는 올 시즌 전무후무한 40-40을 기록했다. 강력한 MVP 후보다. 당연히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 투수진의 경계 0순위다.

그런데 하나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잠실에서 부진하다. 16경기에서 51타수 11안타, 2할1푼6리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플레이오프 경기가 잠실에서 처음 열리는 3차전 선발은 유희관으로 내정돼 있다.

유희관과 테임즈의 맞대결에서는 타율이 2할이다. 5타수 1안타. 하지만 테임즈가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4개의 볼넷이 포함돼 있다. 결국 유희관이 테임즈와의 정면대결을 많이 피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3차전은 시리즈의 분수령이 되는 경기다. 때문에 유희관과 테임즈의 잠실 맞대결은 매우 중요하다.

손시헌 vs 김재호

손시헌은 NC의 주전 유격수다. 그는 2004년부터 두산의 간판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4년 FA 자격을 얻어 NC로 팀을 옮겼다. 2004년 두산에서 신인 1차로 들어온 김재호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8년 112경기에 출전했지만, 당시 손시헌은 상무에 가 있었다. 결국 2011년까지 손시헌의 백업이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시헌의 부상으로 김재호는 주전 유격수로 올라섰다. 시즌 막판 손시헌이 가세했지만, 두 선수의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결국 두산은 FA로 풀린 손시헌을 잡지 않았다. 김재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2013년 3할1푼5리를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할7리, 50타점으로 리그 최강의 9번 타자라는 애칭을 얻었다. 손시헌은 140경기에 출전했다. 2할4푼5리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NC의 2위 수성에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매우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내야 수비의 핵심이다. 게다가 하위타선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기도 하다.


2013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접전 끝 승리를 거둔 뒤 안도의 한숨을 일제히 쉬는 이종욱(가운데)과 정수빈(맨 오른쪽). 스포츠조선DB
이종욱 vs 정수빈

이종욱은 두산의 리드오프였다. 그리고 주전 중견수였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두산의 간판 선수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였다. 2013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4년 손시헌과 함께 NC로 이적했다.

당시 두산은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이 FA로 풀렸다. 가장 공을 들인 선수가 이종욱이었다. 하지만 결국 NC에 양보해야만 했다.

두산 입장에서 대비책은 있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정수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올 시즌 128경기에 출전했다. 주전 중견수 겸 1번 타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예사롭지 않은 끈으로 연결된 두 선수.

이젠 양팀의 중견수로서 외야 수비 전쟁을 펼친다.


두산 홍성흔(가운데)과 이호준(왼쪽)이 2014년 두산 외국인 타자 칸투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장면. 스포츠조선DB
이호준 vs 홍성흔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고 했다. 올해 40세다. 하지만 NC의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의 주축이다. 올 시즌 2할9푼4리, 24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게다가 NC의 실질적 덕아웃 리더다.

5번 지명타자다. 강력한 입담을 가지고 있다.

두산 홍성흔 역시 붙박이 지명타자였다. 하지만 최근 대타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약간 부진했다. 9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2할6푼2리, 7홈런, 4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역시 강력한 입담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발언을 자제한다. 맹활약을 펼칠 때까지 자제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이호준과의 입담을 비교해 달라는 말에 "저는 고급지지만, 그쪽은 약간 싸 보인다"고 농담을 던진 적도 있다. 여전히 두산의 덕아웃 리더다. 이호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두산 투수들은 테임즈에게 정면대결을 피할 가능성이 많다. 기동력이 뛰어난 테이블 세터진, 호타준족의 나성범까지 고려하면 이호준에게 찬스가 걸릴 공산이 크다. 그가 해결해줘야 두산 마운드를 붕괴시킬 수 있다. 홍성흔은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의 '한방'은 어떤 장타보다 흐름에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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