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포스팅. 왜 2000만 달러가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5-10-29 11:14


11월 부터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야구대표팀이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이틀째 훈련을 이어갔다. 대표팀 박병호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있다.
대표팀의 훈련은 잠실야구장과 인천문학구장을 거쳐 고척돔에서 2일까지 이어진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0.28/

2000만 달러가 가능할까.

넥센 히어로즈가 다음달 2일 KBO에 박병호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빠르면 11월 안에 빅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고,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모든 일이 마무리 될 것이다. 이는 포스팅 과정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데, KBO가 포스팅을 공시하면 현지시각으로 11월6일 오후 5시까지 메이저 구단의 포스팅 응찰이 진행된다. 이후 MLB사무국은 한국시각으로 11월7일 포스팅 응찰액 최고가를 KBO에 전달한다. 히어로즈가 포스팅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날은 11월9일. 만약 히어로즈가 최고액을 받아들이게 되면, 이를 제시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공개되고 이후부터는 박병호의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가 박병호를 대리하여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강정호는 이 모든 과정이 33일 걸렸다.

관심은 역시 포스팅 최고액이다. 현지에서 2000만 달러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뉴욕 메츠 단장을 지낸 짐 두켓 XM 라디오 해설위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피츠버그 지역 유력지 '트리뷴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역대 아시아인 빅리그 야수 가운데 포스팅 최고액은 이치로의 1312만 달러다. 그 뒤는 니시오카 532만 달러, 강정호 500만 달러, 이와무라 450만 달러, 아오키 250달러 순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거포 마쓰이 히데키는 포스팅 절차가 아닌 FA로서 뉴욕 양키스 옷을 입었었다.

박병호의 2000만 달러가 현실성이 높은 이유는 역시 강정호 때문이다. 그는 피츠버그에서 4번 타자까지 맡으며 데뷔 첫 해부터 엄청난 활약을 했다. 입단 초기만 해도 피츠버그가 히어로즈에 지불한 500만 달러의 이적료에 대해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곧장 '헐값'에 영입했다고 시선이 달라졌다. 이 때문에 수 많은 스카우트가 박병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목동 구장을 찾았을 때는 "무조건 1000만 달러는 넘을 것"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 나왔다.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빅마켓 보스턴이 "우리도 이번에는 무조건 포스팅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판'이 커진 이유도 있다. 히어로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보스턴은 강정호의 포스팅 때는 발을 뺐다. 굳이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에 그친 데다 마땅한 1루수 자원이 없다. 2013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 마이크 나폴리도 텍사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정리했다. 그런 보스턴이 예고했던 대로 포스팅에 뛰어 들면 박병호의 몸값이 치솟을 것은 분명하다.

박병호의 에이전트가 옥타곤 월드와이드인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옥타곤의 대표 앨런 네로는 스캇 보라스와 달리 현실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으면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받을 돈은 다 받아낸다는 의미다. 1년 전 강정호 때도 그랬다. 피츠버그가 위험 부담을 안은 채 포스팅 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적은 점, 연봉 협상에서도 4+1년간 1600만 달러를 보장해 준 점은 모두 앨런 네로의 공이 컸다. 그런 네로는 강정호가 성공 시나리오를 써내려가자 9월 중순 "박병호가 쿠바 선수였다면 1억 달러 이상,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며 빅리그 구단들에게 적극 어필했다.

흥미로운 점은 박병호가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9월21일, 현장에 앨런 대표가 있었단 사실이다. 박병호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이태양의 공을 통타해 대기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앤런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우트인 존 콕스와 이 모습을 지켜봤다.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을 방문한다는 옥타곤 대표의 창원행. 그리고 박병호의 50홈런. 뭔가 이때부터 대박 조짐이 흐르는 듯 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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