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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에서 팀 승리를 보장한다는 '미치는 선수'. 올해는 허경민(두산)이다.
그런데 정작 김태형 감독이 놀란 건 KBO리그 신기록이 아닌 수비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깜짝 놀랐다"고 허경민의 수비에 엄지를 치켜 들었다. 상황은 이랬다. 4-3으로 앞서던 두산은 9회 마무리 이현승이 내야 안타 2개에 좌전 안타 1개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9번 김상수. 김상수는 3루쪽으로 크게 바운드 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여기서 허경민이 포구한 뒤 몸을 살짝 틀어 홈으로 뿌렸다. 타자 김상수의 발이 빨라 애초 병살 플레이는 불가능하다고 여겨 3루 주자 박해민의 득점을 저지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후 허경민의 정확한 송구로 박해민은 포스 아웃 됐다 마운드에 있던 이현승도 허경민의 호수비 덕분에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구자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켰다.
벤치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김태형 감독은 당시 "무조건 1점을 줬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는 오재원에게 송구할 것으로 보였고 그렇게 되면 김상수는 1루에서 세이프 될 확률이 90% 이상은 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단히 '미친' 허경민이 타석에서처럼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그는 경기 후 "올해가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한 해가 되고 있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