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야심차게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슈가 레이 마리몬이다. 올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메이저리리그 경기 16경기 경험이 있는 27세의 젊은 투수다. kt는 올시즌 팀에 공헌한 크리스 옥스프링, 더스틴 저마노라는 2장의 카드를 들고 있지만 일찌감치 마리몬을 선택했다. 60만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 kt는 1군 첫 해인 올시즌을 앞두고 옥스프링과 앤디 시스코 30만달러 대 연봉을 받는 2명의 비교적 저렴한(?) 카드 외에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도 했었다. 필 어윈이었다. 55만달러를 투자했지만, 1승7패 평균자책점 8.68에 그쳤다. kt가 시스코는 일찌감치 퇴출 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업성 플레이를 하던 어윈을 계속 끌고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바로 돈이었다. 현장에서는 매일같이 교체를 원하는 분위기를 풍겼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비싼 금액을 지불해 투자를 했는데 그냥 집으로 돌려보낼 명분이 없었다.
kt 관계자들과 팬들은 마리몬의 투구 영상을 보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저분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에서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하이라이트 필름은 잘하는 장면을 위주로 편집하기에 아직은 조심스럽다. 어윈 영입 때도 그랬다. 어윈의 안정적인 투구 영상을 지켜보며 '성공할 것 같다'는 기대를 품었던 게 바로 1년 전이다.
그래서 kt가 이번에 신중하게 검토한 것이 구위보다 인성이다. kt 관계자는 마리몬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공도 던졌고, 구위도 훌륭한 투수"라고 설명하면서도 "결국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는 실력보다 적응이다. 한국 야구와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마리몬을 선택했다. 본인이 한국에서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어윈의 경우 훈련도 매우 불성실하게 했고, 실전 경기에서도 전혀 투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과연 마리몬은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kt의 반란을 이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