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의 '초대 우승국' 명예를 얻었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자랑스러운 타이틀이다.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세계 야구의 최정상의 자리를 거머쥐었고, 이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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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대항마'는 단순히 투수 공략법 연구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타자들도 오타니의 공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과 기술을 더 가다듬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투수쪽에서도 오타니에 버금갈 정도의 실력을 지닌 인물이 배출돼야 한다. 이런 투수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타자들의 대응력도 늘어난다. 따라서 '오타니 대항마 찾기'는 오히려 투수 파트에서 선행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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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이에 맞게 투구수도 제한해 어깨와 팔꿈치를 보호해야 한다. 많은 훈련량은 필요하지만, '혹사'는 금물이다. 프로에 와서도 당장 성적을 위해 불펜 전환을 하거나 추가 구종을 익히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강하고 단단한 몸을 만들고, 더 세밀한 기술 훈련과 경기 운영법을 익혀야 한다. 진정한 프로로 탈바꿈하는 시기다. 이런 과정을 오랫동안 꾸준히 거쳐서 완성된 투수가 바로 오타니다.
그러나 한국 야구의 실정에서는 모조리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아마추어와 프로가 서로 협력해 장기적으로 투수 자원 발굴 및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을 제안한다. 프로구단은 "아마추어에 재목이 없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아마추어가 제대로 된 인재를 키워낼 수 있도록 더 지원해야 한다. 중고교 일선 지도자들은 당장 팀 성적보다 한국 야구의 초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투수들을 아끼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일본이나 미국의 선진 지도법 등을 공부하고 익혀 한국 선수들의 체형과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작업도 해야만 한다. 물론 이런 작업들은 당장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지난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힘있게 진행하려면 프로(KBO)와 아마추어(KBA)의 긴밀한 협력 및 평등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
한국 야구가 기적처럼 세계 정상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이런 어려운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 분위기는 조성됐다. 망설일 필요도 없다. 큰 그림을 그리고, 용기있게 추진해야 한국 야구에도 오타니 같은 투수도 나오고, 오타니를 무너트릴 타자도 나온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