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화 이글스는 지역색이 상당히 강한 팀이었다. 충청도 지역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맹활약하며 분명한 팀 컬러를 드러냈다. 2000년대 후반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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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한화 안영명과 KIA 양현종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2회 무사 1, 2루 김회성 타석 때 2루주자 김태균이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회성의 희생플라이 타구 때 득점에 성공한 김태균이 김회성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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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한화 이글스는 6~7년전과는 전혀 다르다. 지역 프랜차이즈 출신 스타 또는 코칭스태프가 수 년 사이에 은퇴하거나 팀을 떠나 다른 팀에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선수 영입을 이어오며 새 얼굴이 늘어났다. 그 결과 현재는 '충청 지역팀'이라는 특유의 팀 컬러는 상당히 희석됐다. KTX로 대전까지 1시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해진 덕분에 사실상 수도권팀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이러한 다각도의 선수 영입과 전력 개편은 분명 이전의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쇄신할 수 있다. 게다가 선수들의 지속적 영입으로 인해 팀내 경쟁 구도 역시 한층 가열되고, 이는 곧 전반적인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되는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한 선수영입'의 가장 큰 문제는 팀 컬러 및 조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경력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유입되는 과정에서 은근한 팀내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결국 다 함께 힘을 끌어모아 달려나가야 할 때 발이 잘 맞지 않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물론 한화가 현재 이런 식의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다. 김성근 감독이 2015시즌을 맡아 선수들을 강력하게 이끌은데다 주장을 맡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의 리더십도 상당부분 큰 역할을 했다. 김태균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베테랑과 신예, 지역 출신과 타지역 출신을 끈끈하게 묶어냈다.
하지만 2016시즌에도 또 마찬가지로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역시 선수 영입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송신영과 차일목 장민석이 들어왔고, 이후 두산 출신 베테랑 투수 이재우도 영입했다. FA 시장에서는 정우람과 심수창을 잡았다.
경력들이 다들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 팀에서 곧바로 연착륙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다.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훈련환경, 경기장 분위기, 동료와의 관계 등이 전부 새 전력의 2016시즌 활약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2016시즌을 위해서는 팀 조직력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선수들이 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올시즌 주장으로 좋은 리더십을 보인 김태균이나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장으로서 색다른 리더십을 보인 정근우 등이 중심이 돼야 한다. 이제 지역색을 떨쳐낸 만큼 오로지 '팀 이글스'로 하나가 될 필요가 있다. 2016시즌에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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