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16대2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21
NC 다이노스가 2016년 한국 프로야구 새 역사에 도전한다.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NC는 아주 빠르게 강 팀 반열에 올라섰다. 첫 시즌부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7위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정규시즌 3위, 올해는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하면서 2위 자리를 따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일전에 "역시 김경문 감독님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특출한 선수가 많지 않은 것 같지만 다들 기가 세다. 투수나 타자나 분위기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그런 9번째 구단이 객관적으로 대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신생 팀으로 최단 기간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KBO리그 역대 신생팀 최단 기간 우승 기록은 2007년 SK. 창단 후 8시즌째에 정상에 올랐다. 그 뒤는 빙그레가 한화로 팀명을 바꾸고 1999년 14시즌 만에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NC의 최대 강점은 역시 외국인 선수다. 올 시즌 MVP에 빛나는 테임즈, 다승왕 해커, 후반기 빼어난 구위를 뽐낸 스튜어트가 내년에도 뛴다. 테임즈는 2014년 37홈런 121타점, 올해는 47홈런에 140타점이다. 한국 문화와 리그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내년에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그는 박병호와 나바로가 떠난 상황에서 50홈런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다.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에 성공했고 한 시즌에 두 차례나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괴물 타자'의 또 다른 도전이다.
해커와 스튜어트는 30승 이상을 합작할 투수다. 해커의 경우, 첫 해인 2013년 4승(11패), 2014년 8승(8패)에 그치다가 올해 19승(5패)으로 대반전에 성공했다. 스튜어트는 대체 외인으로 창원 땅을 밟아 19경기에서 8승2패 2.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해커 못지 않은 존재감을 내뿜었다. NC 마운드는 외인들이 확실한 무게 중심을 잡고 이재학 이태양 이민호 등 어린 선수들이 기본만 해주면 내년에도 선발 야구를 바탕으로 막강한 화력을 폭발할 수 있다.
KBO리그 몸값 기록을 새롭게 쓴 박석민은 팀 약점을 메워줄 '키플레이어'다. NC는 계약기간 4년에 보장금액 86억원(계약금 56억원, 연봉 7억5000만원), 플러스 옵션 10억원 등 무려 96억원을 투자해 FA 최대어 박석민을 잡았다. 구단은 몇 년 동안 지석훈, 모창민이 3루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팬을 끌어 모으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다가 전국구 스타인 박석민 영입에 뛰어 들었다. 또한 팀 내부적으로 오른손 거포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김경문 감독도 "아마야구 지도자들이 우투좌타 양성에만 힘 쓴다. 리그 전체적으로 좋은 오른손 거포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베테랑 이호준의 은퇴도 대비해야 했다. 그는 내년이면 마흔이다. 결국 매 시즌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박석민은 이러한 모든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였다.
다만 이러한 압도적인 전력에도 물음표가 달린 부분도 있다. 하위 타선, 그리고 불펜이다. NC는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 등 막강한 중심 타선의 뒤를 받칠 7~9번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불펜도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시즌 막판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두 가지만 해결된다면 NC는 내년 시즌 '1강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2015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8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3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NC 박석민이 삼성 이승엽, 구자욱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양재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