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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도 프로야구 감독이 머리 속을 지배하는 건 팀 성적 하나다. 더 나은 성적, 더 밝은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감독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 구단이 원하는 성적을 내면 감독 성향에 따른 호불호, 과정에 뒤따른 비판이 묻히게 마련이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34)과 정우람(31) 이용규(31) 등 주축선수를 일본 고치 1군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서 뺐다. 포수 조인성(41)과 김경언(34) 정현석(32) 허도환(32) 송은범(32) 심수창(35) 김회성(31)도 제외됐다. 모두 서른이 넘은 베테랑들이다.
김성근 감독은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선수는 전지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다.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해야하는데, 준비가 덜 됐다는 강한 질책이다. 그가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 불명확하지만, 핵심선수 다수가 '감독이 지향하는 야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프로의식이 부족한 선수'가 됐다.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눌린 선수들이지만,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였을까. 강한 채찍으로 이들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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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은 자신만의 페이스가 있고, 시즌을 준비하는 노하우가 있다. 획일적인 잣대로 젊은 선수와 비교한다는 건 넌센스다. 베테랑 선수의 특성을 '준비부족'이나 '근성결여'로 매도할 일이 아니다. 김기태 감독은 이를 감안해 올해 캠프를 두개로 나눠 운영한다. 지난해 제1선발과 마무리로 숨가쁘게 던졌던 양현종 윤석민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체력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강압적인 리더십하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13일 진행된 KIA 체력 테스트에서 참가 선수 전원이 통과했다. 비시즌 기간에 기본 훈련을 계속하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통과 기준도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가져갔다.
올해 두 팀의 행보가 궁금하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