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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투수가 선발로 보직을 바꾸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투구수 때문이다. 5일마다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하는 까닭으로 시즌 중에는 변신을 시도하기 힘들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발로 변신하려는 투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번 겨울에는 LG 트윈스 봉중근, KIA 타이거즈 윤석민,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가 선발 변신을 선언했다. 이들의 보직 변경은 '자의반 타의반' 측면, 팀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공존한다. 선발 변신에 성공하려면 전지훈련서 어깨와 팔 등 몸상태를 완벽하게 변신시켜야 한다.
윤석민은 데뷔 이후 보직 변경을 수차례 경험했다. 이번에는 마무리에서 선발로 바꾸는 것이다. 윤석민이 선발로 던진 것은 2013년 7월 31일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후반기에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고,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뒤 돌아왔다. 윤석민은 KIA로 복귀할 때 선발로 던지기를 원했지만, 훈련이 부족했던데다 팀 마운드 사정 때문에 다시 마무리를 맡게 됐다. 결과는 3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96.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선발을 갈망했다. 윤석민이 풀타임 선발로 던진 것은 2007년, 2008년, 2011년, 2012년이다.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2009년에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4월말 마무리로 변신한 뒤 5월말 다시 선발로 복귀한 경험도 있다. 보직 변경에 관한한 '달인' 수준이다. 따라서 선발 변신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 보인다. 어쨌든 KIA는 윤석민의 가세로 새 외국인 투수 노에시와 스프루일, 양현종과 임준혁과 함께 강력한 로테이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