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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스템 야구란 육성이 강한 야구다."
한 게임으로 들여다보면, 승리를 위한 무리수는 없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미리 그려놓은 그림에 따라 선수들을 기용한다. '이 팀을 상대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이 선수가 나간다'는 공식이 정립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감독의 시스템 야구는 지난해 SK에서 자리를 잡았을까. 일단 성공도, 실패도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SK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가을야구라는 단기 목표를 이뤘다. 당시 김 감독은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던 불펜의 핵심 박희수와 박정배에 대해 "5위 싸움,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절대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다. 딱 던질 수 있는 양만큼만 던지게 하는게 내 시스템 야구"라고 설명하고 이를 지켰다. 그리고 시즌 내내 무리하지 않았던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선전으로 치열했던 5위 경쟁을 이겨냈다.
지난해를 시행착오의 시즌으로 본다면 2016년은 김 감독의 시스템 야구를 평가할 수 있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펜진의 핵이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팀을 떠났다. 베테랑 포수 정상호도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의 철학대로라면 이러한 공백도 금세 메워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 준비는 연속성을 띠어야 하며 전지훈련 때부터 확고하게 틀을 다져놓아야 한다. 시스템 야구가 정착하려면 선수 개인 역량 못지 않게 감독의 리더십과 프런트의 의사결정 능력도 중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