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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 힘들어? 훈련량이 부족한가?"
올시즌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때는 특별한 색깔이 느껴지지 않았다. 번트 등 경기 중 작전을 전보다 많이 지시했지만 팀 성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정식 감독 취임식 때 긴장해 힘겹게 취임사를 이어가는 모습에서는 그냥 동네에 있는 '사람 좋은 인상의 삼촌'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처음으로 지휘하는 1군 훈련. 선수들을 지옥길로 안내하는 저승사자와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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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총 4개면의 야구장을 쓰고 있다. 해외까지 나가지 않은 이유다. 쓸 수 있는 운동장이 많은 건 선수들에게 최악이다. 배팅 훈련을 하는데 메인 구장에 총 3개 타석이 설치된다. 그리고 제2구장에 또 2개 타석이 더 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는 '죽음의 토스 배팅'이 기다리고 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 방망이를 돌려야 한다. 쉬는 건 1구장에서 2구장 이동할 때, 그리고 외야 공을 주울 때다. 워낙 회전율(?)이 좋다 보니, 외야 그라운드를 가득 채운 수많은 공을 줍는 것도 사실상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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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작전 상황 맞춤 훈련도 비중이 높다. 내년 더욱 적극적인 작전 야구를 하겠다는 설 감독의 의지다. 편을 나눠 릴레이 송구 대결을 한다. 중간에 딱 한 선수 삐끗하면 그 팀이 진다. 그 한 실수가 상대 주자를 한 베이스 더 가게 만든다는 가정이다. 그게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집중 또 집중해야 한다.
설 감독은 "우리는 3년 연속 최하위를 했다. 선수들도 어리다. 훈련도 일단 양이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 자기도 모르게 몸에 익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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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본색을 드러낸 설 감독의 키움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원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