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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SK 박희수는 침착했다. 얘기를 나눠보면, 침착한 말 속에서 어떤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2011년 시즌 도중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2군 선동열'이라는 닉네임도 있었다. 2군에서 그의 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언터처블이었다.
당시 SK 불펜에는 유독 좌완투수들이 많았다. 당대 최강이었다. 정우람 전병두 이승호 등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박희수는 1군에서도 곧바로 필승계투조로 편입됐다. 39경기에서 4승2패8홀드1세이브를 기록했다.
1군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무리하게 던진 측면이 있었다. 결국 2014년 6월에 어깨에 탈이 났다. 기나긴 재활을 거쳐 429일 만인 지난해 시즌 중반 돌아왔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박희수는 "2015년 4월에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재활 프로그램의 일종이다.)를 시작할 때 통증은 있었다. 어깨통증이 여전히 있었지만, 견디니까 점점 호전이 됐다. 그때는 확신이 없는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박희수는 어깨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아프지 않으니까, 그래서 훈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 그의 부활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SK 김용희 감독은 "박희수가 컨디션이 올라오면 정말 좋다. 본인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없는 상황을 가정해서 B 플랜도 당연히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사령탑으로서 최악의 상황을 항상 가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 감독의 이런 생각은 박희수에게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박희수의 훈련 진행 상태는 만족스럽다. 그는 사흘 전 불펜에서 4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밸런스다. 정상적인 상태의 박희수의 구위와 구종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볼 끝 자체가 예리하면서, 리그 최고의 명품 구종 중 하나인 '투심성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두 가지 서클 체인지업으로 120㎞대의 느린 구속으로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큰 구종과 각도는 다소 완만하지만 130㎞대의 빠르게 휘어 나간다. 서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이 섞여있는 것 같다고 해서 '투심성 체인지업'이라고 부른다.
그는 "일단 제구가 문제다. 때문에 투구 밸런스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 불펜투구에서 이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원하는 곳에 공만 던질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평범하지만, 침착한 말 속에서도 부활 의지는 느껴졌다. 정우람과 윤길현이 모두 FA로 빠져나간 SK는 필승계투조의 핵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희수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천군만마다. 현 시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오키나와(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