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김인식 감독 1편 "PS 세 자리는 정해진거 아냐"

기사입력 2016-02-22 06:27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KBO리그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운영의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갔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는 우승에 목마른 구단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선수 투자에 아낌없이 거금을 투자했다. 2000년대 후반 생존의 위협을 받았던 넥센 히어로즈는 두 명(강정호 박병호)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또 국내 최초 돔구장(고척스카이돔)에서 첫 시즌을 앞두고 있다.

KBO리그는 1982년 시작해 서른살을 훌쩍 넘겼다. KBO리그는 어디로 가는 걸까. 지금의 방향이 맞는걸까. '국민 감독'으로 통하는 김인식을 최근 만났다.

"PS 세 자리는 정해진 거 아닌가"

긴 겨울의 끝이 보인다. "봄이 왔다"고 하자 김 감독이 웃었다. "프리미어 12는 이제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며 또 웃었다. 지난해 11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은 일본과 미국을 차례로 꺾고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팀이 됐다.

김 감독에게 올해 KBO리그를 전망해달고 했다. "가을야구 두세 자리는 갖고 가는 거 아냐. 한두자리 놓고 막 싸우겠지. 현재 기존 전력이 그렇다는 거야.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김 감독이 말한 두세 자리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과 전문가들이 우승 후보로 꼽는 NC 그리고 한화가 들어갔다. 전력 판세를 3강으로 봤다.

그는 "한화는 전력 보강한 걸 감안할 때 우승 후보가 맞다. 삼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그쪽도 주축 멤버들이 나이를 먹었어. 팀을 운영하다보면 고참, 중간, 신인이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워. 항상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세대교체하는게 쉽지 않아. 현장의 감독 코치가 하기 어려워. 구단 프런트랑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라고 했다.

김 감독은 요즘 KBO리그의 최대 전력 변수로 외국인 선수를 꼽았다. "3명씩이잖아. 팀 전력이 달라질 수 있는거 별로 없어.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크다. 옛날 처럼 신인이 바로 와서 10승 이상 할 수 가 없다. 류현진이 나온지 10년이 넘었어." 김 감독은 2000년대 후반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류현진(LA 다저스)의 성장에 힘을 보탠 지도자다. 류현진과 김 감독은 같은 라면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굵직한 루키가 안 나오는 건 시대적 흐름이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그런지 추적 관찰해야 한다. 우리 유소년 리틀야구를 보면 깜짝 놀랄 유망주들이 많다"고 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삼성의 변화, 어쩔 수 없다"


베테랑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최근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삼성그룹에서 하는 거다.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변화에서 어떻게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프로에서 제일 중요한게 사고파는 거다. 장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우승하고 싶은 팀들은 선수를 많이 사오면 된다. 그리고 재정이 힘들면 선수 팔고. 그런 식으로 굴러가야 한다. 내게 두산 감독할 때 선수 9명을 팔았다. 구단이 그렇게 했다. 나는 구단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다. 감독은 선수 욕심을 내게 돼 있다. 하지만 구단이 그렇게 하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에 앞서 그룹 살림살이가 있고, 또 그 보다 나라 경제가 우선되는게 맞다고 했다. "우리 경제가 가장 민감하다. 나라가 잘 안 돌아가는데 스포츠고 야구고 아무 의미없다. 그룹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우리 프로스포츠가 아직 흑자를 낼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적자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게 합리적이다. FA도 거품이라고 하지 말자. 잘 한 선수는 많이 받아야 맞다. 그런데 선수들도 알아야 하는게 있다. 구단이 많이 벌어야 많이 받을 수 있다. 못 벌고 굶는데 막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넥센, 용하게 잘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 KBO리그 팀들의 목표가 조금씩 처한 상황에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그런 변화가 올바르다고 평했다.

그는 "삼성의 변화도 그렇지만 한화나 롯데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준중받아야 한다. 그게 프로다. 우승하고 싶은 팀은 돈을 쏟아붓는게 맞다"고 했다.

그럼 넥센 히어로즈는 어떻게 봐야 할까. 넥센의 전신은 현대 야구단이다. 현대가 야구단 운영을 포기한 후 넥센은 야구 전문기업이 운영을 맞으면서 새로운 야구단 모델로 성장해가고 있다.

김 감독은 "용하게 잘 해나가고 있다. 선수도 막 키워내고 있고"라고 했다. 넥센을 거친 강정호(피츠버그)와 박병호(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넥센 히어로즈를 이끌고 있는 이장석 대표를 향한 야구계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처음엔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받았지만 이제는 그의 운영방식를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감독은 "넥센이 고척돔으로 가면서 입지조건은 좀 그렇지만 일단 테두리가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이장석 대표와 서로 보면 인사 정도하는 사이라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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