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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요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을 발표한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에이스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KBO리그 팀들은 시범경기 막바지 또는 미디어데이를 즈음해 개막전 선발을 발표한다. 감독들의 고민이 깊어서가 아니라 전력 노출을 꺼리는 '폐쇄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물론 메이저리그처럼 개막전 선발은 대부분 에이스들이 맡는다고 보면 된다.
조원우 감독은 아직 개막전 선발을 정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린드블럼이 첫 경기를 맡는다고 해도 무리는 없다. 이에 대한 린드블럼의 생각은 어떨까. 린드블럼은 "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면 크나큰 영광이겠지만, 나에게는 큰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개막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준비를 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에이스 투수는 한 시즌 30~32경기에 선발로 나서는데 개막전은 그 가운데 한 경기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린드블럼은 "시즌은 매우 길다. 스프링캠프에서는 개막전보다는 장기적인 레이스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한다. 개막전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광스러운 경기이기는 하다"고 했다. 지난해 롯데의 개막전 선발은 레일리였다. 린드블럼은 시즌 세 번째 경기였던 잠실 LG 트윈스전에 첫 등판을 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린드블럼이 맡는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린드블럼 역시 가을 야구에 대한 야망이 마음 속에 가득하다. 지난해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5위 경쟁을 벌였지만, 뒷심에서 밀려 8위에 그쳤다. 올해는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올라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뚜렷한다. 린드블럼은 "내가 40승을 하고 1000이닝을 던진다고 해도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올해는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중점을 두고 경기를 펼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해 린드블럼은 32경기에 나가 210이닝을 던지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23차례의 퀄리티스타트로 NC 다이노스(25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펜이 허약했던 탓에 다승 경쟁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각 팀 감독들에게 물었을 때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는 린드블럼이었다. 롯데가 올해 불펜을 대폭적으로 보강한 만큼 린드블럼이 다승 경쟁을 주도할 공산도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