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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올 시즌 타구단의 극심한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입장이다. 한 팀에서 선수, 코치, 수장으로 정상에 오른 KBO리그 최초의 야구인. 감독 2년 차부터 쉽지 않은 위치에 놓였다.
대단히 현실적인 발언이다. 평소 김 감독의 야구지론이기도 하다.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는 것. 학연, 지연 등 친분과 상관없이 무조건 잘하는 선수를 내보내는 것.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김현수의 공백에 대해서도 "누군가 김현수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고 보는가. 이상적인 얘기일 뿐 쉽지 않다. 그저 우리는 지금의 선수로 경기를 하면 된다. 야구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전력이 좋은 것 같아도 막상 붙어보면 결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는 선수를 관찰하며 생긴 확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 마무리 캠프를 포함해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그는 "확실히 작년하고 선수들이 틀리다. 안정감이 생겼다고나 할까"라며 "다들 자신감이 있어보인다"고 했다. 이어 "첫 실전(21일 오릭스전)부터 다들 컨디션이 좋았다. 일본 투수의 공을 치기 쉽지 않은데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리더라"며 "사실 주전은 거의 확정됐고 백업들의 기량과 가능성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 다들 의욕에 넘쳐 누가 엔트리에 들어갈지 나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여기까지는 올 시즌 전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과 메시지를 남긴 김 감독. 하지만 시즌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정말 약하다고 볼 수 있는 팀이 없다. 작년보다 더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질 것 같다"며 "NC는 박석민이 가세했다. 한화도 전력 보강을 알차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도 야수들이 좋은 데다 불펜까지 괜찮다. 나머지 팀들도 선수단 구성이 나쁘지 않다"며 "지난해 우승했지만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우승 팀이기에 당연히 올해 목표도 우승이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선 필승조 구성을 마쳐야 한다. 지난 시즌 초까지 고전하다 후반기부터 피치를 올린 것도 불펜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아직 불펜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방에 누워서 잠을 청하다가도 불펜 생각하면 눈이 번쩍번쩍 떠진다"면서 "김강률이 셋업맨으로 들어오고 조승수 정재훈 등 다른 오른손 투수가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술한 선수들이 많다. 언제 베스트 컨디션이 될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수를 머릿속에 넣고 있다.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하면서 필승조 세팅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